살롱이 반가운 이유…수원문화재단 '같이공간-소셜살롱' [현장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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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회사-집, 회사-집을 오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궁금했다.", "낀 세대에서 어떻게 소통 역할을 해야 할지 막막해 답을 찾아보고 싶었다.", "전업주부로 아이와 관련된 책만 읽다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가 오는 7월 30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진행하는 '같이공간 소셜살롱'의 첫 번째 시간엔 적당한 낯설음과 기대감을 가진 어른들이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인문학 강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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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회사-집, 회사-집을 오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궁금했다.”, “낀 세대에서 어떻게 소통 역할을 해야 할지 막막해 답을 찾아보고 싶었다.”, “전업주부로 아이와 관련된 책만 읽다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지난 18일 오후 7시 수원 권선구 지혜샘어린이도서관 3층 지혜터. 어린이들이 집으로 귀가하고 난 자리에 어른들의 대화가 오갔다. 퇴근 후, 혹은 육아 후 무언가를 찾기 위해, 혹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공간을 찾은 15명의 어른들. 딱딱한 책상과 의자의 내부 공간엔 제법 근사한 새하얀 탁자보와 꽃, 무드 등이 꾸며져 있었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이들을 맞이했다. 이들이 모인 주제는 ‘소통’이다.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가 오는 7월 30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진행하는 ‘같이공간 소셜살롱’의 첫 번째 시간엔 적당한 낯설음과 기대감을 가진 어른들이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인문학 강의’에 참여했다. ‘같이공간 소셜살롱’은 나이, 직업 등에 상관없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모아 유명인사와 함께 자유롭게 대화하는 교류의 장으로 수원문화도시센터가 올해 처음 선보인 사업이다.
‘권선·영통권’의 지혜샘어린이도서관에서 문화적 삶을 지향하는 이들의 교류의 장이 열린다. 인문학, 일과 관계의 언어, 물리학, 문학, 금융, 양조, 뷰티 등 총 7개의 주제를 선정해 해당 분야의 전공 소셜장을 초청하고, 분야에 관심 있는 시민 15명이 신청해 함께한다.
첫 소셜장은 인문독서공동체 ‘책고집’의 최준영 이사장이 초대됐다.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인문학 강의’를 주제로 최 이사장의 짧은 강의에 이어 시민들과의 다양한 소통이 이어졌다.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거라 예상한 관계자의 준비성에 으레 그렇듯 강제로 한 명씩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이내 말문이 터졌다. “지나가다 현수막을 보고 그냥 강의만 들으면 되는 줄 알고 왔는데, 말을 시키니 당황스럽다”라고 한 이들도 현재 안고 있는 소통의 고민을 조심스레 꺼내고 낯선 이웃의 말에 귀 기울이며 2시간 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그 안에선 공감과 격려, 공통된 주제 속에 ‘나’를 꺼내며 얻는 에너지가 오갔다.
일시적으로 소수 정예의 인원을 모집하는 느슨하고도 불특정한 만남. 평소 궁금했던 주제이거나 왠지 끌리는 이 낯선 살롱의 초대에 참여하려는 수요는 많았다. 센터가 접수를 시작하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7개의 강좌 예약이 마감됐다. 센터 관계자는 “참여 문의가 많아 뒷좌석까지 마련해 최대 5명이 더 참여할 수 있게 했다”며 “권선·영통 생활권이 학부모들이 많다는 점에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의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직전 지역마다 지역의 공간을 활용한 동호회, 생활문화 프로그램이 늘어나다 다시 축소됐었다.
단절과 상실의 회복은 사람과의 연대와 소통에서 시작되는 만큼 다시 문화를 통한 주민과의 만남, 사람과의 연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의 살롱, 작은 커뮤니티 활동은 사람을 품고 연결하며 사람을 불러들일 수 있다. 17세기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한 살롱 문화는 사람 간 ‘대화의 장’, ‘토론의 장’으로 힘을 발휘하며 근대를 변화시켰다.
공동체 의식은 그냥 생겨나지 않는다. 첫번째 소셜장 최준영 이사장은 “공동체 의식은 주민 간 만남, 사람과의 스킨십을 통해 형성된다”고 말했다.
서로 속박하지 않는 느슨한 교감의 힘은 크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자의적이면서 적극적인 연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활동과 그 곳에 기꺼이 참여하는 사람이 모이면 지역의 힘이 된다. 도시에 모처럼 만에 등장한 ‘살롱’이 반갑고 기대되는 이유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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