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로 시동 걸고 선업튀로 화룡점정..‘티빙’, 넷플 따라잡았다
이탈률은 낮고 신규앱 설치는 더 많아, 역전 '시간문제'
수익성 개선은 풀어야 할 과제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업체 티빙이 글로벌 서비스 넷플릭스의 국내 ‘일간 사용자 수(DAU)’ 수치를 바짝 따라잡았다. 3월부터 독점 생중계를 시작한 ‘한국프로야구(KBO)’ 리그와 4~5월 큰 인기를 끈 독점 콘텐츠 ‘선재 업고 튀어’로 꾸준히 이용자가 늘어난데다, 서비스 이탈률은 넷플릭스보다 낮은 수치를 이어가고 있어 골든크로스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두 서비스 간 격차는 △1월 149만7000명 △2월 116만5000명 △3월 86만5000명 △4월 61만9000명 △5월 44만8000명으로 매월 꾸준히 감소 중이다. 1월 대비 6월 DAU 격차는 단 5개월 만에 79%나 축소된 것이어서 곧 티빙이 넷플릭스를 넘어서는 ‘골든 크로스’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탈률이나 신규 설치 건수, 1인당 평균시청시간 등 다른 지표들도 티빙에 긍정적이다. 이탈률은 전월 사용 이력이 있으나 해당 월에는 사용 이력이 없는 경우를 집계한 수치로, 가입만큼 해지가 쉬운 구독 서비스의 경쟁력을 가늠케 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4월과 5월 티빙 가입자 이탈률은 각각 22.45%, 21.71%로 넷플릭스의 23.83%, 22.48%보다 더 낮았다. 이 기간 티빙은 넷플릭스를 포함해 국내 OTT 사업자 중 가장 낮은 이탈률 수치를 기록했다.
티빙은 신규 설치 건수 지표에서도 넷플릭스를 앞서나가고 있다. 4월, 5월 티빙의 신규설치 건수는 각각 49만9000건, 46만1000건으로 넷플릭스의 26만7000건, 25만9000건보다 훨씬 많았다. 이용자 충성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1인당 월 사용일수 및 평균 시청시간에서 지난 2월 처음 넷플릭스를 넘어선 뒤 5월까지 우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티빙 이용자 1명당 평균 사용일 수는 10.67일, 평균 시청시간은 12.13시간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9.22일, 9.77시간이었다.
실제로 다른 OTT 서비스의 남성 DAU가 줄어들 때 티빙만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는 KBO 중계의 힘으로 풀이된다. 지난 3~5월 티빙의 남성 평균 DAU는 60만명으로 직전 3개월(12~2월, 41만명)과 비교해 4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남성 평균 DAU는 17% 감소했고, 웨이브(-6%), 쿠팡플레이(-13%), 왓차(-12%), 디즈니+(-23%)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여성 이용자도 티빙만 나홀로 증가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 여성 선호가 강한 콘텐츠가 연달아 흥행하면서다. 3~5월 티빙의 여성 평균 DAU는 122만8000명으로 직전 3개월(12~2월, 95만5000명)과 비교해 1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19% 줄었고, 웨이브(-19%), 쿠팡플레이(-4%), 왓챠(-28%), 디즈니+(-21%) 모두 뒷걸음질쳤다.
tvN과의 시너지가 티빙 콘텐츠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선재 업고 튀어는 티빙이 서비스된 이래 tvN 드라마 중 유료 가입 기여자 수 역대 2위 콘텐츠로 기록됐다. 유료 가입 기여자 수는 해당 콘텐츠를 보려고 신규 가입한 사람이 몇 명인지 나타내는 수치로, 가입 후 첫 번째로 시청한 콘텐츠 등을 분석해 집계한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TV를 통해 화제성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면 티빙을 비롯한 디지털 환경에서 다시 보기, 몰아보기, 요약보기 등으로 유입이 되고, 이렇게 증가한 시청자는 다시 TV 본방송으로 유입돼 다시 시청률을 올리는 선순환 구조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티빙이 풀어야 할 과제다. 티빙은 2023년 14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2022년 1192억원보다도 적자폭이 커졌다. 티빙은 3대 국내 사업자 중 처음으로 광고요금제를 출시하며 수익성 개선을 기대 중이다. 가장 저렴한(5500원) 요금제로 가입자 저변을 확대하는 동시에 디지털 광고를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쩐의 전쟁이라 불릴 만큼 치열한 자본력의 싸움인 OTT 시장의 분위기를 국내 사업자를 주도하는 건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스포츠, 광고 등 새로운 투자 동력을 얻기 위한 국내 사업자의 혁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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