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줄줄이 취소 움직임…안전사고로 법정 선 교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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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을 떠나기 전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친구들과 나들이를 다녀오는 과정 자체가 학교 밖에서 얻는 새로운 배움이잖아요. 안전사고와 소송에 대한 학교의 부담이 이해되긴 하지만, 올해 갑자기 못 간다고 하니 많이 아쉽죠."(경기도의 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 이아무개씨) 최근 강원 지역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일을 계기로 현장체험학습을 축소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문제는 인솔 교사가 독박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인데 현장체험학습 자체를 없애버리는 건 극단적인 대응"이라며 "교육청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할 안전지도사 등 인력풀을 확보하고 학교에 이들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책임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해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며 학생 관리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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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을 떠나기 전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친구들과 나들이를 다녀오는 과정 자체가 학교 밖에서 얻는 새로운 배움이잖아요. 안전사고와 소송에 대한 학교의 부담이 이해되긴 하지만, 올해 갑자기 못 간다고 하니 많이 아쉽죠.”(경기도의 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 이아무개씨)
최근 강원 지역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일을 계기로 현장체험학습을 축소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교사가 ‘독박 책임’을 져야한다는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하지만 현장체험학습 또한 배움의 연장인 만큼 취소보다 교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체험학습은 법령에 의무적으로 실시되도록 규정된 게 아닌 학교의 자체 계획에 따라 이뤄져 온 프로그램이다. 그런 만큼 관련 논란이 생길 때마다 취소·축소되곤 했다. 지난해에는 ‘현장체험학습에 사용되는 차량은 어린이 통학버스로 신고된 것이어야 한다’는 정부 지침이 내려오면서 어린이 통학버스인 이른바 ‘노란버스’를 구하지 못한 학교들이 현장체험학습을 대거 취소했다. 올해는 교사가 기소된 사건이 기폭제가 됐다. 2022년 11월 강원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인 6학년 학생이 주차하던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인솔 교사 2명이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그런 만큼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교사들의 거부감은 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4월26일부터 5월6일까지 1만1320명의 유·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현장체험학습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현장체험학습 사고로 인한 학부모의 민원과 고소·고발이 걱정된다’는 응답은 93.4%에 달했다. 올해 현장체험학습 계획이 있는지 묻자 대체로 ‘이전 수준으로 시행하겠다’(71.2%)고 답했지만 14%는 ‘이전 수준보다 축소 시행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장체험학습을 무작정 없애는 것은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보다 책임의 분산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문제는 인솔 교사가 독박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인데 현장체험학습 자체를 없애버리는 건 극단적인 대응”이라며 “교육청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할 안전지도사 등 인력풀을 확보하고 학교에 이들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책임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해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며 학생 관리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현재는 현장체험학습 전 차량의 연식 등 안전과 관련된 사항들을 학교에서 확인하는데 학교의 여건과 역량상 이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기 어렵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안전 관리에 대한 지침을 내실화해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의 책임 범위를 명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기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관리 인원이 늘어난다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며 “현장체험학습 중에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고이거나 고의 혹은 중과실이 없는 경우라면 별도로 교사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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