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위촉 안 된 방심위원 피추천자, 윤 대통령 상대 헌법소원심판 청구
지난해 국회의장 몫 방송통신심의위원(방심위원)으로 추천된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최 교수는 7개월 넘게 방심위원 위촉이 지연돼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국민 다수가 선출한 국회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추천한 방심위원에 대해 위촉 직무를 수행하지 않아 행정 권력의 주체로서 의무를 해태했다”며 “대통령 업무 태만과 직무 유기로 인해 제 공무담임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해당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17일 방심위원으로 추천된 최 교수는 이날까지 220일째 위촉되지 않고 있다. 최 교수는 “방심위를 정상 구성해 비상식적인 심의 의결 폭주와 심의위원장의 독선적인 심의 의결을 견제할 수 있는데도 대통령은 심의위원을 위촉하지 않아 합의제 기구 구성 자체를 고의로 방해했다”고 했다.
방통위법은 방심위원이 결원됐을 때 결원된 날부터 지체없이 보궐위원을 위촉해야 하도록 하고, 시행령에는 30일 이내에 위촉할 것이 명시돼있다. 정민영·이광복 방심위원이 지난해 8·9월 해촉된 후 황열헌 인천공항시설관리 사장과 최 교수가 국회의장 추천 몫으로 추천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두 사람을 위촉하지 않았고 황 사장은 위원직을 고사한 상황이다.
최 교수는 “윤 대통령이 문재완, 이정옥 씨를 빛의 속도로 위촉할 때 저는 선택적으로 위촉하지 않았다”며 “이는 시행령 위반일 뿐만 아니라 공무 수행할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차별 행위”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17일 김유진·옥시찬 위원을 해촉하고 같은 달 22일 이정옥·문재완을 위촉했다. 최 교수는 “위촉되지 않는 사유를 통지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헌법소원을 대리한 신미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방심위가 형식상 민간독립기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행정기관이라고 본 헌재 결정과 법원 판결이 있다”며 “설령 방심위원이 형식상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담임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기 때문에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현재 방심위원 8명 중 4명(김유진·류희림·문재완·이정옥)이 대통령 추천 몫이라는 점도 위법 논란에 놓여있다. 지난 2월 김 위원이 법원의 해촉처분 집행정지 신청 인용으로 복귀했지만 후임인 이 위원은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방심위는 지난 3월 “법률에서 정한 바에 따른 대통령의 후임 위원 위촉 및 서울행정법원 결정에 따른 (김 위원의) 임시적 지위 모두 유효한 상태”라며 “현재 구성된 방심위 위원의 직무활동은 ‘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11071045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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