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연쇄 총기난사, 최소 18명 사망…IS 연관 테러 여부 조사
러시아 남부 카스피해 연안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23일 4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경찰과 성직자 등 최소 18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현지 당국은 지난 3월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140여 명이 사망한 총격 난사 테러를 일으킨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연루 가능성을 의심 중이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다게스탄 남단의 해안 도시 데르벤트에서 무장 괴한들이 러시아정교회 성당과 유대교 회당에 침입, 성직자와 신도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다. 같은 시각 다게스탄 수도 마하치칼라에서도 무장 괴한들이 정교회 성당과 인근 경찰 초소를 습격했다. 총 4건의 연쇄 공격으로 유대교 회당이 불타고, 3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초기 9명으로 파악됐던 희생자 숫자는 18명까지 늘어났다.
현지 당국은 즉각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무장 괴한들의 수와 구체적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AFP는 “마하치칼라에서 4명, 데르벤트에서 2명 등 총 6명의 총격범이 사살됐다”고 전했다. 타스 통신은 또 “다게스탄 세르고칼라 마을의 통합러시아당 지역 위원장인 마로메드 오마로프의 아들들이 이번 공격에 가담한 것이 밝혀졌다”며 “수사 당국이 오마로프를 체포하고 그와 아들들의 주거지를 압수 수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국제 테러 조직’의 지지자인 것이 드러났다”고도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건과 이슬람국가(IS)의 연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 ‘크로쿠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IS호라산이 벌인 총기 난사 및 방화 테러로 14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달 다게스탄에선 이들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테러 모의가 적발돼 3명이 체포되고, 은신처에서 무기와 탄약이 압수되기도 했다.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은 과거부터 아프가니스탄·시리아 등에서 세력 확장을 꾀하는 러시아를 적대시해왔다.
다게스탄이 위치한 캅카스 북부 지역은 면적이 러시아 전체의 1%이고 인구도 300만명에 불과하지만 30여 개의 민족이 모여 살고 있고 언어도 14개나 된다. 전체 인구의 80%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다수 지역이다. 이 지역 무슬림들은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을 동성애 집단으로 간주할 정도로 이슬람 원리주의 경향이 강하다. 반면 러시아인 대다수가 믿는 국교 격인 러시아정교회는 소수 종파다. 여기에 유대교 신자들도 일부 거주한다. 이런 복잡한 민족·언어·종교 구성 때문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 화약고로 알려져 있다. 과거 러시아에서 분리 독립을 추진하며 두 차례 유혈 분쟁을 치른 체첸공화국도 이 지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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