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점점 타자에게 불리한 종목이 돼 가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공격력이 사상 최저치로 치닫고 있다. 투수의 피칭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반면 타격 기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타율은 0.241이다. 안타는 총 2만1078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00개 이상 줄었다. 홈런은 5079개로 작년보다 800개 가까이 적다. 득점은 작년보다 600점 적은 7628점이다. 미국 ‘디애슬래틱’에 따르면 홈런 개수는 2015년 이후 가장 적고 경기당 안타는 1968년 이후 최저치다.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가 1.031에 달하는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왜 리그의 공격력은 하향세인 걸까.
밀워키의 좌익수인 크리스티안 옐리치(33)는 “투수들은 이제 데이터 분석, 고속 카메라, 트랙맨 등을 통해 어떤 투구가 좋고 나쁜지, 어떤 종류의 공을 던져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며 “과거에는 포수가 투수에게 ‘이 투구는 좋지 않다’라고 말해주는 것 이외에는 투구의 질을 알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론토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35)는 “투수들의 실력이 훨씬 낫다. 스핀과 속도가 사상 최고치다”라며 “그들은 시속 100마일이 넘는 공을 던지는데 그 중 60%가 슬라이더다”라고 말했다. 속구는 더 빠르고, 변화구 비율도 높아졌다는 뜻이다.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구종도 전보다 다양해졌다. 스탯캐스트 지표에 따르면 캔자스시티의 에이스 투수 세스 루고(35)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6년에는 5종류의 공을 던졌지만 이제 그가 던질 수 있는 공은 8종류에 달한다. 타자들이 날아오는 공의 궤적을 예측하기는 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메이저리그의 일부 타격 코치는 구속이 증가하는 공에 대응하기 위해 가벼운 배트를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더운 날씨가 타자들의 공격력을 저하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디애슬래틱’과의 인터뷰에서 “투수는 타자보다 더 빠르게 혁신하고 있지만 타격 면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발전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옐리치는 “공격은 야구 경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라며 “팬들은 팀이 9회 내내 지는 걸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라며 타격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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