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이 동지로…'AI 지각생' 애플, 오픈AI 이어 메타와 손잡나

양지윤 2024. 6. 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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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도입이 늦어져 'AI 지각생'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오픈AI에 이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과도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을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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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앙숙 메타와 생성형 AI 도입 논의
애플 인텔리전스에 적용 가능성 커
자체 기술 개발에 앤스로픽 등 AI 기업과도 협력 논의
'시리'에 챗GPT 적용…오픈AI 의존도 낮추기로 보여
WSJ "AI 협업 강화, 애플 위상 제고에 도움"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인공지능(AI) 도입이 늦어져 ‘AI 지각생’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오픈AI에 이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과도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첨단기술을 놓고 10년 넘게 갈등을 빚어온 메타와 AI 동맹을 추진하게 된 것은 오픈AI에 대한 지나친 기술 의존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을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을 포함해 애플의 모든 기기에 적용하는 AI 시스템이다.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 iOS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업데이트 하는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애플은 자체 AI 모델 개발과 함께 구체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다른 AI 업체들에도 손길을 내밀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한 데 이어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을 비롯해 대화형 검색 엔진 퍼플렉시티와도 애플 인텔리전스에 접목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10일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아이폰 등의 기기에 적용하는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복잡하고 구체적인 작업은 협력사에 맡길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첫 주자인 오픈AI의 챗GP를 애플의 AI 음성 비서인 ‘시리’에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 접목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애플이 오픈AI 외 파트너사들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용자들은 애플의 내부 시스템과 외부 AI 모델 중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AI 개발 업체들이 바라는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지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메타를 비롯한 생성형 AI 기업들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아이폰에서 대규모로 배포되는 걸 원하고 있어서다.

특히 애플과 메타의 AI 동맹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두 회사는 첨단기술을 놓고 10년 이상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애플이 아이폰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변경했을 당시 메타는 이듬해 100억달러 규모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WSJ는 “두 회사가 다른 새로운 기술 이슈에 대해 얼마나 많은 대립각을 세워왔는지를 고려할 때 애플과 메타의 거래는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양사 모두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이 다른 AI 업체들과 논의 과정에서 상호 간 비용 지불을 요구하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소식통에 따르면 AI 업체들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그들의 서비스에 대한 프리미엄 구독을 판매할 수 있다. 또한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사 기기에서 발생한 구독 수익의 일부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메타와의 파트너십은 기술 업계의 AI 경쟁에서 애플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AI 기업들도 애플과 계약으로 제품을 대량으로 배포하는 데 도움을 얻겠지만 얼마나 큰 수익을 가져올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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