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母 빚투, 돈 벌어 갚겠다"…마이크로닷, 6년 만에 복귀 (쇼케이스)
[Dispatch=구민지기자] "저희 부모님과 저로 인해 피해를 보고 상처를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돈 벌어서 마저 다 갚겠습니다."(마이크로닷)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이 부모 '빚투' 논란 이후 6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24일 서울 구로구 예술나무씨어터에서 '다크사이드' 발매 쇼케이스를 열었다.
그는 이날 짧은 머리에 긴장한 얼굴로 취재진 앞에 섰다. 먼저,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며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잠시 몸을 돌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마이크로닷은 앨범 소개에 앞서, 부모 빚투 관련 피해자들 합의 및 보상 상황, 6년간의 자숙 기간, 사건 당시 거짓 해명(사실무근)에 대한 설명을 전했다.
마이크로닷은 "참 많이 떨리는 마음이다. 사건 이후 많은 반성과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많은 부분을 깨닫고 저를 성장케 한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부모는 지난 1990~1998년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했다. 친인척과 지인에게 4억여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달아났다.
마닷의 부모는 2020년 사기 혐의로 각각 3년과 1년의 형이 확정됐다. 복역 후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마닷도 사실무근을 주장하다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6년 만에 컴백한 이유부터 알렸다. "(빚투) 피해자 한 분 한 분을 먼저 만나 사과를 드리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다 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닷은 그간 언론 접촉은 피한 채 음악 활동을 해왔다. '특종 세상', 패션위크 등에 참석했다. 2020년, 부모 1심 판결 후 '책임감'이라는 곡도 발표했다.
그는 "노력하는 과정 중 사소한 (참석) 기회가 주어졌다.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만) 공식 사과라고 생각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부모 빚투 변제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알렸다. "(피해자) 13명 중 1심에서 10명이 확인됐다. 6명에게 2억 1,000만 원을 변제하고 감사하게도 합의했다"고 알렸다.
이어 "2심에서는 나머지 4명 가운데, 1명과 합의가 됐다. 모든 재판이 끝나고, 부모님이 형을 마친 뒤, 2023년 소속사 대표와 함께 2명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 남은 피해자 1명은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한 상태다. 제가 돈을 드려야 하는 입장이다. 지금 돈이 없다. 돈을 벌어야 그분께 다가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라는 것. "2025년까지 차용증을 작성했다. 각종 봉사활동을 비롯해, 현재 고깃집 아르바이트 중이다. 피해 보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닷은 "제가 (연예계) 활동을 하면 피해자분이 불편해하실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돈을 갚아야 한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짚었다.
거짓 해명에 대한 사과도 남겼다. 부모 빚투 사건 폭로 당시, 마이크로닷은 '사실무근'으로 선을 그었다. "제가 똑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명은 아니다. 당시 매니지먼트와 확인 중이었다. 외국에서 온 변호사 형이 있었는데, 기자 연락을 받고 사실무근이라고 대변했다. 내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저의 첫 대응에 많이 후회하고 있고, 반성한다.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그 방식은) 틀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대중의 싸늘한 시선도 인지하고 있었다. "차가운 시선을 알고 있다. 피해자들께 사과가 우선이었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대중에게도 꼭 사과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음악 활동을 고집하는 이유도 알렸다. "10살부터 한국에서 활동했다. 오랜 시간 해오다 보니 쌓인 게 많다. 음악만큼은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해당 사건의 가해자는 마이크로닷의 부모다. '연좌제'를 묻는 질문에, 마이크로닷은 "솔직히 말해도 되냐"며 마이크를 잡았다. "정말 간절히 기도만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고, 누구의 편을 안 들고, 해결해 나가는 것에만 헌신했다.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심 기도만 하면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인생에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삶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 시간이 지금뿐 아니라, 미래에서도, 제 앨범 작업 밑거름이 됐다"고 덧붙였다.
부모의 근황도 전했다. "부모님과도 종종 연락한다"면서 "부모님을 비롯, 피해자분들, 양쪽 이야기를 들으며 진실을 알게 됐다. 부모님도 후회하고 계시다"고 알렸다.
마이크로닷은 솔직한 감정을 음악에 녹였다. '다크사이드'(DARKSIDE)에는 그가 과거 TV 등에서 보여준 긍정 에너지와는 또 다른 내면의 자아를 표현한 앨범이다.
신보에는 5개 트랙을 담았다. 타이틀곡은 '변하지 않아'다. 강렬한 훅이 인상적이다. '프레이 포 마이 에너미스'(Pray For My Enemies), '올라이트'(Alright) 등도 담았다.
많은 래퍼들(루피, BXN, 지투)이 함께 했다. 마닷은 "제 노래에 참여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노래가 좋다는 이유로 참여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대표님이) 힘든 상황을 뚫고, 제 재능을 알아봐 주시고, 상상하지 못한 기회를 주셨다"면서 "작은 기회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활동에) 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출연 계획도 밝혔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대중의 차가운 시선을 알지만, 어릴 적부터 음악 활동을 한 곳이 한국"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마이크로닷은 금일 오후 6시 주요 음원사이트에 신보를 발표한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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