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상임위 복귀하는 與…국회 개원 25일만에 정상화 수순

국민의힘, 野 상임위 제안 수용하기로
추경호 사의…“누구보다 싸우고 싶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기로 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상임위원회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제22대 국회가 출범 25일 만에 비로소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야권의 일방적 상임위 결정에 반발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던 국민의힘이 결국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기로 하면서다.

국민의힘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상임위원장 수용에 대한 찬반을 물어 의원들의 추인을 받았다. 이로써 외교통일·국방·기획재정·정무·여성가족·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정보위 등 7개 상임위원장과 국회부의장이 이번주 본회의에서 선출될 전망이다.

상임위는 국회의 주요 기능인 입법과 행정부의 감독 활동이 이뤄지는 장(場)이다. 외교와 국방, 환경 등 18개 분야로 나눠 정부 각 부처를 소관 기관으로 두는데 대체로 해당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가진 의원들이 각 상임위에서 활동한다.

여야는 의석수 비율에 따라 국민의힘이 7개,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직을 맡는 데는 동의했으나,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 핵심 상임위 구성을 놓고 대립했다.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뒤로 국민의힘은 보이콧을 선언, 상임위 활동을 전면 거부해왔다.

여야는 물밑 협상은 물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회동 등에서도 합의점을 찾고자 여러 차례 시도했다. 우 의장이 지난 주말까지 협상을 마치라고 최종 통지했음에도 성과가 없자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나와 결정된 내용을 설명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의총에서 상임위 복귀를 결정함에 따라 전반기 국회 원 구성은 비로소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다만 채택한 당론과 별개로 야권에 대한 강한 반발 의견도 국민의힘 내에서 여전히 감지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절대다수 의석을 무기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폭주하는 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은 더 이상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며 “작금에 상황에 분하고 원통하다. 저 역시 누구보다 싸우고 싶은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다만, 민주당이 장악한 11개 상임위가 무소불위로 민주당 입맛대로 운영되는 걸 보며 나머지 7개 상임위 역시 정쟁으로만 이용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원 구성 협상 책임자로서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재신임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표 등의 부재로 전당대회를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원내대표 자리까지 공석일 수는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계 관계자는 “상임위 구성은 첫 단추에 불과하다. 각종 특검법을 비롯해서 여야 간에 크고 작은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며 “대정부질문이나 국정조사 등도 다가오고 있지 않나. 민주당이야 느긋하겠지만, 여당으로서는 참 난감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