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자주포·전차·무인정…방산 수출 '세계 4강' 눈앞

김동현 2024. 6. 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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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가 개발한 신형 전투기 KF-21이 지난 3월 남해 영공에서 다목적공중급유기 KC-330으로부터 항공유를 보급받고 있다. KAI 제공


‘K방산’이 중흥기를 맞았다.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방위산업 수출 규모는 130억달러(약 16조90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금액만 놓고 보면 전년(173억 달러) 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방산 수출 대상국은 2022년 4개국에서 지난해 12개국으로 늘어나는 등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해외로 수출하는 무기체계도 2022년(6개 품목)보다 두 배 늘어난 12개 품목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년과 비교해 폴란드 수출이 감소한 것은 폴란드 측과 2차 이행계약 협상이 지연됐기 때문으로 전체 수출액도 감소한 것”이라며 “올해 폴란드 이행계약을 마무리 하고 주변국들과 수출 협상도 대폭 확대해 방산 수출 200억 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 정부 목표인 2027년 방산 수출 ‘세계 4강’ 진입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루마니아, K9 자주포 도입

올해도 K방산은 순항 중이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가 추진한 자주포 도입사업에서 K9 자주포(54문), K10 탄약 운반 장갑차(36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루마니아 측과 후속 협의를 거쳐 최종 수출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국방부는 “이번 결정은 9억2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의 대규모 수출 계약”이라며 “루마니아의 최근 7년간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2022년 한국과 방산 총괄계약을 맺은 폴란드도 올해 무기 2차 이행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주 폴란드 국방부 청사에서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43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체결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의 2차 이행계약을 올해 9월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현대로템 4세대 HR-셰르파 조감도. 현대로템 제공


국산 K2 ‘흑표’ 전차 추가 수출도 올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에 K2 전차 1000대를 납품한다는 기본 계약을 맺었고, 이 가운데 180대에 대해 실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나머지 820대에 대한 구체적인 납품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최근 추가 납품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다. 또 동유럽 슬로바키아의 신형 전차 도입 사업에서도 미국 M1A2 에이브럼스, 독일 레오파드 2A7 등과 함께 K2 전차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같은 선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이 계속되면서 세계 군비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산업연구원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방산시장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2023∼2032년) 전 세계 국방 예산은 기존 전망치보다 2조달러(약 2600조원), 무기 획득예산은 6000억달러(약 780조원)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무기 구매국들이 요구하는 성능과 가격에 신속한 납기 능력까지 갖춘 국가가 한국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도 포인트다.

다만 최근 유럽연합(EU) 미국 등 기존 방산강국들이 K방산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유럽산 무기 비중을 현재 20%에서 5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4월 파리 소르본대에서 유럽연합(EU) 의회 관계자 대상으로 연설에서 “유럽의 자주국방을 위해 유럽산 군 장비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AI, KF-21 양산 준비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이같은 견제를 이겨내고 세계 방산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포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다연장 로켓 ‘천무’ 72대(2조2000억 원 )를 공급하는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계약이 발효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측이 맺은 계약의 규모는 약 14조원에 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양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KF-21의 최종양산 계약을 심의·의결했다. 시제 6호기까지 비행에 모두 성공했고, 현재 전투기 비행영역 확장을 위한 시험비행이 한창이다. 지난 달에는 마하 1.8 최고속도 돌파에 성공했고, 공대공 ‘미티어 미사일’ 유도발사에도 성공해 전투기 완성도를 높였다.

한화시스템의 무인수상정 해령(Sea GHOST)이 실해역에서 자율이접안 성능을 검증하는 모습.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무인수상정(USV) ‘해령’ 개발에 성공했다. 전장 12m, 중량 14t의 해령은 탑재된 무인잠수정 및 드론과의 협업으로 수색 및 감시정찰 능력을 입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주변의 해상 상태를 인식해 최적의 안전 운항을 수행하게 하는 ‘파랑회피 자율운항’ 기술도 적용됐다.

SNT다이내믹스는 지난해 튀르키예 방산업체 BMC 와 2억유로(약 3000억원) 규모의 알타이 주력전차(MBT)용 1500마력 자동변속기 수출 계약을 체결,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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