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할 때마다 '레벨 업'… 게임하면 사회공헌도 됩니다
국내 첫 게임활용 기부 도입
재미·성취감 두 토끼 잡아
게이머 자발적 참여 이어져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대상
창작·동기부여 활동 지원도
"게임산업의 토대가 되는 '창의성'은 사회문제를 푸는 지점에 있어서도 필수적입니다."
권연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똑같은 비용과 한정된 시간으로 10명에게 돌아갈 혜택을 온전히 100명이 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보다 창의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선순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사로서 다져진 창의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이 아닌 사회의 영역에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이사장 권혁빈)는 2012년 희망문화재단으로 시작해 2014년 지금의 명칭으로 탈바꿈한 이후 주로 취약계층의 아동·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해 왔다.
기업·기관에서 운영하는 재단 대부분이 복지시설이나 특정 단체에 기부하는 단발성 사회 환원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 아동·청소년들의 창의·창작활동과 이를 뒷받침할 공간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권 이사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 대부분 의욕이 없고, 특히 누군가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동기 부여가 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창의성이 결여되는 공백이 발생한다"면서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이런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 즉 동기를 부여하고 창의적으로 커 나갈 수 있게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희망스튜디오에서 운영 중인 아동·청소년 대상 창의 커뮤니티 '팔레트'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권 이사는 "팔레트는 흥미 자체를 갖지 못했던 아동들이 창의활동을 통해 스스로 탐구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트에선 정보기술(IT) 개발자와 예술 관련 전공자 등이 지역 아동센터 등 아동·청소년들과 멘토·멘티를 맺어 이들의 자아 성장을 돕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게임 요소 적용) 기부 플랫폼인 '희망스튜디오'도 열었다. 파트너사와 기부자, 게임 유저가 함께 참여해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플랫폼에선 기부와 봉사활동에 게임 지식재산권(IP)의 운영 요소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크게 기부를 위한 '펀딩'과 봉사활동을 위한 '힐링'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권 이사는 "가령 게임 유저들은 기부를 통해 경험치(XP)를 쌓고 레벨을 올리며, 단계마다 특별한 배지를 부여받는 등 마치 게임을 하듯 활동에 임할 수 있다"면서 "게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재미적 요소와 성취감을 기부활동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서 스마일게이트의 대표 게임 '로스트아크' 모험가(이용자 지칭)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하는 등의 사례가 나오면서 이제는 게임 팬덤을 통해서도 사회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 밖에 유저들이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면 건당 일정 금액을 매칭해 기부로 연계하는 등의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자체 게임 IP뿐만 아니라 넥슨 '카트라이더', 위메이드플레이 '애니팡2' 등 다른 게임사 IP와의 기부 협업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권 이사는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공익활동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여러 회사와 협력하는 모델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사회문제라는 것이 기업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런 관점에서 컬렉티브 임팩트(다자 간 협력을 통한 임팩트) 모델의 기부 플랫폼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 열린 '글로벌 CSR&ESG 서밋 앤드 어워드 2024'에서 '최우수 지역사회 커뮤니티 프로그램'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개인과 지역사회, 환경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끼치며 그에 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아시아 기업에 수여되는 권위 있는 프로그램이다.
권 이사는 "아동에게 필요한 책 등 물품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가치 있는 활동을 하고 의미를 찾아가며 꿈을 향해 성장한 다음, 그 이후 다시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지속가능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재단에 따르면 연평균 5600만원(2021년 1월~2023년 12월 기준)의 재원이 투입되는 팔레트 프로그램은 사회성과 창출 금액에선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1억8000만원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등록 이주 아동과 경계성 지능 아동 등을 위한 그룹홈(돌봄시설)인 '스마일하우스'를 통해선 연평균 사업비 대비 사회성과 창출 금액이 2배가 넘는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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