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다시 테니스협회장에 선출된 주원홍, 정상적인 리더십 발휘 가능할까···‘선거 중단’ 요청한 대한체육회와 협회 갈등 예상

이정호 기자 2024. 6. 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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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홍 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코트에서 열린 제28대 대한테니스회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당선증을 받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주원홍(67)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 오랜 진통 끝에 다시 대한테니스협회 수장에 올랐다.

협회는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코트에서 제28대 회장 보궐선거를 치른 결과 주원홍 회장이 후보 3명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총투표수 166표 가운데 주원홍 후보 79표를 얻어 예종석 후보(34표), 곽용운 후보(51표)를 앞서 당선이 확정됐다.

주 회장은 동인천고와 성균관대를 나와 삼성증권 테니스단에서 이형택, 조윤정 등 투어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키워낸 경기인 출신으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26대 협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협회는 정희균 전 회장이 지난해 9월 사퇴한 뒤로 회장이 약 9개월째 공석 상태다. 이날 보궐선거를 통해 선출된 주 회장이 연말까지 28대 남은 임기와 이후 29대 회장 4년 임기까지 협회를 이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와 협회간 갈등의 골이 깊다는 점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체육회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해 협회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스포츠 윤리센터에서 3명의 회장 후보(현재와 같음)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모든 것이 소명될 때까지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발언 이후로 보궐선거를 막아 왔다. 협회는 적지 않은 빚을 지고 있던 상황에서 수장의 부재로 경제적 부담이 더 가중됐다. 보궐선거가 특별한 이유없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테니스인들의 불만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5월에는 체육회가 미디어윌에 지고 있는 협회의 46억원의 채무까지 문제 삼아 관리 단체 지정을 심의했다.

협회는 채권자인 주 회장의 동생 미디어윌 주원석 회장이 협회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결정을 내려 고비를 넘겼다. 그럼에도 체육회는 채무 탕감 공증을 받아 제출하는 조건으로 관리 단체 지정 1개월 유예 조치를 했을 뿐 보궐선거 재개를 막았다. 선거 직전에도 체육회에서 선거 중단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협회가 선거를 강행했다.

체육회가 선거를 앞두고 “관리 단체 지정 관련 1개월 유예 기간이 다 지나지도 않은 시기에 체육회와 상의 없이 회장 선거를 재개하는 것은 회원종목 단체 규정 등 위반에 해당한다”며 관리 단체 지정 절차 재개 등 조처로 압박한 만큼 인준 절차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회장은 “체육회에서 선거 중단 요청이 있었던 만큼 절차적인 문제를 삼을 수 있겠지만, 입후보자 입장에서는 선거가 열려 최선을 다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25일 체육회가 요구한 채무 해소 공증 등 절차를 마무리한 뒤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 주 회장은 “결국 체육회가 어떤 시각으로 협회를 보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아닌가. 최대한 잘 협의해서 풀도록 하겠다. 협회 정상화를 위해 체육회도 큰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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