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드리려면 일해야"…'부모 빚투' 마이크로닷, 합의는 남았지만 새 EP도 나왔다 [MD현장](종합)

강다윤 기자 2024. 6. 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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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 새 EP '다크사이드' 발매
'부모 빚투' 이후 6년 만에 첫 공식석상
"피해자 1명과 아직 합의 못해…노력 중"
마이크로닷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 / 한혁승 기자(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이 부모의 '빚투' 논란 이후 6년만 공식석상에 섰다. 다시 돌아온 그의 손에는 새 EP가 함께다.

마이크로닷은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예술나무씨어터에서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마이크로닷은 이번 행사를 통해 부모의 '빚투' 이후 6년 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마이크로닷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 / 한혁승 기자(hanfoto@mydaily.co.kr)

'다크사이드(DARKSIDE)'는 누구나 양면의 모습을 지녔듯, 마이크로닷이 가지고 있는 긍정 에너지와는 다른 내면에 갇혀있던 또 다른 자아를 표출한 앨범이다. 타이틀곡 '변하지 않아'는 제목처럼 마이크로닷 자신이 지키고 있는 변치 않는 신념, 마이크로닷의 진정성 가득한 면모와 새로운 매력을 담았다.

이날 마이크로닷은 짧은 머리와 흰 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사건 이후 시간을 보내며 많은 반성과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부모님과 나로 인해 피해를 입으시고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6년 만의 공식석상에 대해서는 "피해자 한 분, 한 분을 만나 사과드리는 게 내게는 먼저였다. 그러다 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첫 대응에 대해서도 참 후회하고 있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 참 어리석었던 행동이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어리석었다. 죄송하다"며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말을 잇던 중 잠시 뒤를 돌아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로닷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 / 한혁승 기자(hanfoto@mydaily.co.kr)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1990년~1998년 충북 제천에서 친인척과 지인 등에게 총 4억 원을 빌린 뒤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도주했다. 마이크로닷은 지난 2018년 종합편성채널 채널A '도시어부'로 큰 인기를 얻던 중 부모의 '빚투'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마이크로닷은 이를 부인하며 법적대응을 예고했으나 피해자의 증언 등으로 부모의 사기 행각이 사실로 드러나자 고개를 숙였다.

마이크로닷은 "부모님과 연락은 종종 하고 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을 수도 있는데 나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피해자분들도 한 분 한 분 만나서 양쪽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됐다"며 "부모님도 이 사건에 대해 알고 계시고 지금은 되게 후회하고 계신다"라고 '빚투' 당사자인 부모님의 근황을 전했다.

마이크로닷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 / 한혁승 기자(hanfoto@mydaily.co.kr)

2019년 10월, 마이크로닷의 부친 신 모씨는 징역 3년, 모친 김 모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만기출소 이후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마이크로닷은 지난해 종합편성채널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피해자 13명 중 12명과 합의를 마쳤으며, 합의금을 위해 집과 차를 모두 처분했다고 전한 바 있다.

피해자와 합의 및 변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미리 준비해 온 흰 종이를 꺼내 들고 "이건 틀리면 안 되니까. 이걸 말씀드려도 되겠냐"라며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이크로닷은 "논란이 터지고 파악된 13명 중 1심 재판을 통해 10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6명에게 2억 1000만 원을 변제하고 합의했다. 2심 중에는 나머지 4명 중 1명과 합의됐다"며 설명했다.

이어 "모든 재판이 끝나고 부모님이 형을 모두 마치고 계속 연락을 드리면서 지냈다. 그러다 지금의 대표님을 만났고, 대표님과 함께 2023년에 남은 3명 중 2명과 합의를 했다. 마지막 한 분은 만나 뵀지만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지금도 여전히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논란 이후 마이크로닷은 2020년부터 앨범 활동을 재개했다. 2020년 9월 싱글 '프레이어'(PRAYER)를 발매했으며, 2021년 6월에는 정규 '마이 스토리'(My Story)를 발해했다. 올해 1월에는 매드 소울 차일드 진실과의 합작 싱글 '렛츠 드라이브'(Let's Drive)를 발표했다. 지난해 '특종세상' 이후에는 패션위크에 참석하기도 했다.

마이크로닷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 / 한혁승 기자(hanfoto@mydaily.co.kr)

때문에 마이크로닷의 이번 공식석상은 '왜', '지금', '갑자기'라는 의문을 낳았다. 더불어 '특종세상'과 패션위크 등의 행보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냐는 물음도 자아냈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닷은 "예전에 방송에 나온 것이 공식적인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동시에 노력하는 과정에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패션위크도 마찬가지였다. 오랫동안 노력을 해왔지만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사소한 기회가 왔을 때 참석했고, 이 자리를 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빚투'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 마이크로닷이 피해자들에게 원금 변제를 조건으로 합의를 종용하고, "하늘에서 돈뭉치가 떨어지면 연락하겠다"는 말로 농락하거나, 불법 녹취까지 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그때 친하게 지내던 변호사형이 있었다. 이건 변명은 아니고 그때 '사건이 터졌는데 나는 뭔지 모른다' 이런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어느 기자분이 그분께 연락을 드려서 허락받은 적이 없지만, 외국에서 온 변호사라 그런 행동을 했다. 그게 기사가 나가고 일이 커졌다. 그것 또한 나의 잘못이다. 좀 더 똑똑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마이크로닷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 / 한혁승 기자(hanfoto@mydaily.co.kr)

마이크로닷과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 한 명은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 행사도 그의 새 EP 발매도 알지 못했다. 마이크로닷은 "사실 이걸(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함으로써 그분도 보시면서 많이 불편하실 수 있단 걸 나도 알고 있다. 양해를 구하는 것도 양해를 구하는 거지만, 나는 이걸 통해 사과를 꼭 드리고 싶고 이후에도 기회들이 주어져 그분에게 다시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겨야 한다"며 "중요한 건 사실 돈을 드려야 되는 입장이다. 지금은 (돈이) 없는데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많다. 이 기회들로 인해서 다시 일을 할 수 있으면 그분께 다시 다가가는 게, 그때 사과를 드리더라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마이크로닷은 합의를 위한 노력에 대해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해야 그분께도 다시 다가갈 수 있다. 또 2025년까지 계약서, 차용증을 적었다. 연대보증을 했고 대표님이 보증을 서주셨다. 그분께도 다시 돈을 드려야 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솔직히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확한 변제금액에 대해서는 "그분들도 이제 프라이버시가 있다 보니 내가 따로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끝으로 마이크로닷은 "오랫동안 이런 공식적인 사과를 드릴 수 있는 자리가 있을까 고민만 했다. 사실 그걸 고민하는 것도 내게는 쉽지 않았다.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싶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나가고 싶다. 약속한 부분들은 꼭 지키도록 내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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