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상한 동물원의 행복한 수의사

장윤서 기자 2024. 6. 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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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동물원'으로 주목받은 청주동물원의 수의사가 야생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인간이 만든 동물원 안에서 지내는 동물의 건강을 돌보며 느끼는 애환을 풀어낸 책이 나왔다.

신간 '이상한 동물원의 행복한 수의사'는 청주동물원 수의사인 저자가 두 유형의 동물전시시설을 모두 경험한 소회와 생각을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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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동물원의 행복한 수의사./김영사

‘착한 동물원’으로 주목받은 청주동물원의 수의사가 야생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인간이 만든 동물원 안에서 지내는 동물의 건강을 돌보며 느끼는 애환을 풀어낸 책이 나왔다.

신간 ‘이상한 동물원의 행복한 수의사’는 청주동물원 수의사인 저자가 두 유형의 동물전시시설을 모두 경험한 소회와 생각을 책에 담았다.

신입 수의사 시절을 대규모 아쿠아리움에서 보낸 저자는 사람의 편의와 즐거움을 위한 전시 중심의 동물 시설과 동물의 편안한 삶을 우선으로 하는 시설을 모두 경험하며 깨닫고 느낀 바를 책에 썼다.

책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자해로 꼬리를 잃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의 집을 지어준 일부터 실내 사육장에서 태어난 아기 물범의 인공 포육을 위해 아빠 물범처럼 밤새 사육장에 누워 분유를 먹였던 경험, 500이 넘는 바다코끼리의 치과 수술을 위해 수술장을 지켰던 순간 등이 그려졌다.

청주동물원은 ‘없는 동물원’으로 이미 유명하다. 우선 원래 살던 곳 기후가 국내와 크게 다르고 좁은 사육장이 불편할 코끼리 같은 대형동물이 없다. 사육사도 없고 사육사 대신 ‘동물복지사’들이 동물을 돌본다. 동물복지가 우선인 곳이다.

이곳은 웅담 채취용으로 불법 사육되다 도축될 위기에 놓인 사육 곰을 구조하고, 폐업한 동물원에서 갈비뼈가 드러나도록 말라가던 사자를 구조하는 등 ‘구입한’ 동물 대신 ‘구조한’ 동물로 동물사를 채우고, 동물을 굶겨야 하는 먹이 주기 체험을 없애고, 개체수가 늘지 않도록 무분별한 번식을 하지 않는 곳으로 ‘동물을 위한 동물원’으로 알려져있다.

책에서는 인간 중심의 시스템으로 갇혀 사는 동물들이 어떤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지, 동물원에서 병에 걸리거나 장애를 얻은 동물은 어떻게 되는지 등 동물원 안쪽에 숨겨진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또 그 안에서 길들여진 야생동물을 돌보는 일의 기쁨과 슬픔, 나아가 약한 존재를 존중하고 위하는 마음까지 풍성하게 볼 수 있다.

책은 동물원은 동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도 전한다. 동물원이 이상적인 공간은 아니지만 이미 인간에 길든 동물이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당장 없앨 수도 없는 딜레마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변재원 지음 | 김영사ㅣ224쪽ㅣ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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