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연임 도전 공식화...DJ 이후 첫 사례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4. 6. 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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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4일 당 대표 사퇴 기자회견
“츨마 않으면 사퇴도 안 했을 것”
‘정국 위기론’ 꺼내며 연임 도전 시사
강선우·김병주 등 친명 최고위원 출사표
사법리스크·지방선거 역풍은 여전한 과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사퇴관련 기자회견을 마친뒤 나가고있다. [김호영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사실상 연임 도전에 나섰다. 민주당 계열에서 당 대표직을 연임한 사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2기 친명체제 구축’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 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길지 않고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임에 도전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아무래도 (당 대표직)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차기 전당대회에 당 대표직에 도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정국 위기론’을 꺼내 들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 이야기를 하면 웃어 넘겼는데, 지금은 상황이 웃어 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된다”며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개인적 입지보다 우선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웃어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어떤 의미인지에는 답하지 않았지만, ‘채상병 특검법,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8월 18일 전당대회를 앞둔 가운데, 이 대표의 당 대표 연임이 벌써부터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임종석, 김부겸 등 마땅한 비명계 당권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친명 후보들은 줄줄이 최고위원 도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에도 민주당에서는 강선우 의원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다”라며, 김병주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함께 2026년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창출의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라며 출마 선언에 나섰다. 이외에도 친명계 김민석, 민형배,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비이재명계에서는 86그룹 맏형격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인영 의원의 당 대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당 대표를 연임한다 해도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현재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4개 사건에 대한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하나라도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연임해 ‘이재명 방탄법’ 추진 등 자신의 사법리스크 방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일극 체제’로 인한 역풍을 방어하는 것 또한 과제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연임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당내 상황으로 불가피하다고 본다”면서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다음 대권 가도를 가는 데 있어서 유리하기만 할 것이냐는 우려되는 바가 있다. 일을 잘 못할 경우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이 있다”도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다음 주 초 대표·최고위원 선거 후보 등록을 공고할 계획이다. 이 대표의 사퇴로 인한 당 대표 권한대행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맡는다. 박 권한대행의 임기는 8월 18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다. 최고위원들은 거취를 유지하게 된다. 김윤덕 사무총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 정무직 당직자도 차기 전당대회까지 유임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를 두고 잠룡들이 출마하는 여당 전당대회와 비교해 ‘답정너’식 이재명 ‘일극체제’로 가는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도부는 전당대회보다 채상병 특검법 등으로 대여투쟁 동력에 집중해 이 같은 비판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회 원구성이 민주당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국회에서 다루는 이슈들도 야당 주도하에 있다”며 “채상병 특검법만 해도 한 달 내에 재의 표결까지 가능해보이는 상황에서 , 전당대회가 큰 이슈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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