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eview] ‘MOM+패스 성공률 92%’ 크로스, ‘유로 우승→발롱도르’ 가능성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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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을 미루고픈 수업은 처음이다. '축구 교수님' 크로스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힘든 경기를 펼친 독일이지만, 그럼에도 ‘패스 마스터’ 크로스의 활약은 빛났다.
율리안 나겔스만이 이끄는 독일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 슈타디온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A조 3차 최종전에서 스위스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이미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독일은 A조 1위를 확정지으며 조별 예선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2021년, 유로 2020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크로스는 최근 3년만에 대표팀 복귀를 알렸다. 이후 복귀한 크로스는 3월 A매치 기간 2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독일은 유로 2024를 앞둔 평가전을 포함해 최근 무려 ‘7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크로스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날 독일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하베르츠가 최전방에 나섰고, 비르츠, 귄도안, 무시알라가 공격을 지원했다. 중원은 크로스와 안드리히가 책임졌고, 미텔슈타트, 타, 뤼디거, 키미히가 수비를 맡았다. 골문은 베테랑 노이어가 지켰다.
높은 점유율을 이끌었지만, 독일에게 힘든 싸움이 펼쳐졌다. 전반 17분 스위스의 수비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비르츠의 패스를 이어받은 안드리히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VAR 판독 이후 무시알라의 반칙이 선언되며 골이 취소 됐다. 이후 스위스가 먼저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28분 은도예가 간결한 터치로 독일의 골문 위쪽을 노렸고, 이를 노이어가 막아내지 못했다. 오프사이드 여부 체크 후, 은도예의 골이 온사이드로 인정됐다.
대패 실점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후반 39분 암도우니의 패스를 이어받은 바르가스가 독일의 골망을 갈랐지만,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43분 자카가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독일의 골문 구석을 노렸지만,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추가 시간 극장골이 터졌다. 후반 추가 시간 교체 투입됐던 퓔프루크가 정확한 헤더로 스위스의 골문을 때렸다. 결국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며 A조 1위를 확정지은 독일이다. 우승이 멀어져가나 싶었지만, 다시 돌아온 전차군단의 정신력은 강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크로스의 환상적인 활약이 돋보였다. '축구 교수님'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중원에서 귄도안, 안드리히와 호흡을 맞추며 중원에서 볼배급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크로스의 발끝에서 독일 대부분의 득점 찬스가 만들어졌다. 전반 26분 크로스가 슈테트에게 공을 넘겼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40분에는 크로스의 왼발로 높게 띄운 정교한 패스를 뤼디거가 헤더로 연결지어 봤지만, 골문 옆으로 빗나갔다. 후반 18분 크로스의 코너킥 상황에서는 라움이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려봤지만 위로 빗나갔다. 후반 36분에는 크로스의 날카로운 킥을 골키퍼가 막아냈고, 흘러나온 공을 사네가 왼발로 이어봤지만 빗나갔다. 이날 경기에서도 득점 기회를 수도 없이 만들어 냈다.
마치 축구 강의를 보는 듯했다. 그의 영향력은 공수 양면에서 빛났다. 그는 이날 중원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기회 창출 4회, 슈팅 1회, 정확한 긴 패스 5회 중 4회 성공, 코너킥 6회, 볼 터치 127회, 지상 볼 경합 6회 중 5회 성공, 106번의 패스를 시도해 총 98번 성공시키며 패스 성공률 92%를 기록했다. 크로스의 패스 수업은 완벽 그 자체였다. 경기 종료 후 축구 통게 매체 ‘풋몹’은 평점 8.1점을 부여하며 그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양 팀 포함 가장 높은 점수로 이날의 MOM으로 선정됐다.
'축구 교수님'의 패스 수업을 따라올 선수는 없었다. 크로스는 헝가리전에서 47차례 라인 브레이킹 패스를 성공시키며 이번 대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스코틀랜드와의 개막전에서도 30번의 라인 브레이킹 패스를 기록해 이번 대회 단일 경기 라인 브레이킹 패스 최다 1, 2위를 모두 차지했다.
패스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최후방에서 안전하게 볼을 돌린 이유가 아니라, 중원에서 중앙과 측면 사이사이로 공격적인 패스를 찔러 넣었기 때문이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크로스가 스코틀랜드전에서 100개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 99%의 성공률을 기록한 것을 조명하기도 했다. 1980년 이후 유로 대회에서 가장 높은 성공률이다.
영국 '트리뷰나'는 크로스의 스코틀랜드전 패스맵을 공개하며 그의 기록을 칭송했다. 또한 "크로스는 너무 일찍 은퇴를 결심한 듯하다. 그는 적어도 한 시즌 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독일의 ‘중원 사령관’으로 맹활약했다. 크로스는 넓은 시야와 빼어난 패스 능력, 창의적인 플레이와 뛰어난 세트피스 소화 능력을 앞세워 독일의 레전드로 불린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6번 우승하며 개인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운 크로스는 독일 대표팀에서도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주역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크로스의 유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는 유로 2024에서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축구 인생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이에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크로스는 이미 스페인 라리가, UCL에서 우승을 차지해 유로 대회까지 우승을 거머쥔다면, 발롱도르 수상 자격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몸 상태다. 그러나 크로스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축구화를 벗겠다고 선언했다. 축구 팬들은 아직 그를 떠나보내기 아쉽다며 은퇴 번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크로스의 신념은 굳건하다. 한 시대를 이끈 레전드의 ‘라스트 댄스’를 후회 없이 지켜보자.
글='IF 기자단 3기' 문지혜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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