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벤탄쿠르 효과'...토트넘, 눈치 좀 챙겨 제발! '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가 골 넣은 것도 아닌데...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인종차별 논란 속에서 공식전을 소화했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C조 1차전에서 파나마에 3-1 승리를 거뒀다. 우루과이는 대회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우루과이는 빠르게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6분 수비수인 로날드 아라우호가 파나의 골망을 가르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후반 40분 다윈 누녜스가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마티아스 비냐가 쐐기를 박았다. 이후 파나마가 한 골을 만회하긴 했지만, 경기 결과엔 큰 영향력은 없었다.
우루과이의 승리와 별개로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한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40분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교체되며 추가시간을 포함해 약 10분 동안 그라운드를 밟았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가 투입되자마자 우루과이의 추가골이 나왔다. 이를 지켜본 ‘토트넘 에스파냐’ 계정은 곧바로 벤탄쿠르의 사진과 함께 ‘벤탄쿠르 효과’라는 문구를 작성했다. 해당 계정은 토트넘의 공식 계정 중 하나이며, 스페인어로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루과이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벤탄쿠르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놓고 봤을 때, 눈치를 보지 않는 행동이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자국의 한 방송에 출연했고, 해당 방송 진행자에게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아시아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벤탄쿠르를 향한 엄청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나의 형제, 쏘니.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비하하거나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어. 그것은 매우 나쁜 농담이었어. 사랑해 손흥민”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사과문은 오히려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24시간 뒤에 자동으로 삭제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과문은 삭제됐고, 벤탄쿠르의 진정성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후 침묵을 유지하던 손흥민이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와 대화했으며, 나쁜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벤탄쿠르를 감쌌다. 이어서 토트넘도 “인종차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놓았다.
그러나 토트넘이 구단 내부 징계를 내리지 않자, 팬들은 다시 한번 분노했다. 토트넘은 마치 ‘손흥민이 용서했으니 됐다’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던 중 영국 매체 ‘더 타임스’에 따르면,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해 징계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자연스레 발등에 불이 떨어진 벤탄쿠르는 2차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나를 응원하는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 나는 그 누구도 아닌, 손흥민만을 언급했으며, 나는 손흥민과 대화를 나눴다. 우리 사이에 존재해 왔던 우정 덕분에 손흥민은 이 사건이 오해였음을 인정해줬다. 우리 두 사람은 모든 것을 해결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방송을 통해 나온 저의 발언 때문에 누군가가 상처를 받았다면, 나의 진실된 사과를 전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 발언에서 오직 손흥민만을 지칭했다. 그 외의 누구도 지칭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차 사과문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벤탄쿠르는 분명 아시아인 전체를 지칭했다. 은근슬쩍 손흥민에게만 인종차별을 했고, 손흥민에게 용서를 받았다는 변명에 불과했다. 결국 벤탄쿠르의 이미지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런데도 토트넘 스페인어 계정이 벤탄쿠르 관련 게시물을 올렸다. 대부분의 축구 클럽은 소속 선수가 대표팀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을 때마다 관련 게시물을 업로드한다. 그렇기에 벤탄쿠르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면 게시물 업로드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벤탄쿠르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벤탄쿠르 효과’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야말로 눈치가 없는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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