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안철수 "채상병 특검 불가피"…홍준표·나경원 "한동훈 특검?" 공박
"羅 '당정 동행'? 불분명해…채 상병 특검해 우파 '안보'가치 바로세워야" 韓 입장과 유사
羅 "여론 높으면 韓 특검 받나" 洪 "韓 특검 받을준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한 안철수 의원이 24일 당권주자군 중 나경원 의원과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사실상 대치하면서 '한동훈·홍준표 대리전'을 방불케 했다. 또 친한(親한동훈)·친윤(親윤석열)계와 차별화한 "당정 동행" 구호에 대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당대표 후보등록 기간 첫날인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4월 총선은 정권심판론에 따른 참패였다. 그에 따라 우리당의 전당대회 과정은 성찰과 혁신, 그리고 재건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당대표 후보자 4인을 향해 공개질문을 던졌다.
그는 "당 성찰과 개혁 방안, 건설적인 당정관계 구축방안, 연금개혁, 미래산업 등에 대한 비전, '채 상병 특검'과 의료대란 등"에 입장을 요구하며 나경원 의원에게 먼저 "민생 경제정당, 유능정당, 개혁정당을 어떻게 만들 건지 당 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 '당정 동행'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수평정 당정관계 재정립'을, 원희룡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신뢰 기반 레드팀'을,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에게 할말 하겠다'고 표방했는데 나 의원은 이들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질문 대상 주자들을 지목하는 건 가나다순(順)으로 이뤄졌다. 안 의원은 '대통령과 신뢰'를 자부한 원희룡 전 장관을 향해 "레드팀은 좋지만 국민 눈높이보다 '용산 눈치보기'는 아닌지 밝혀야 한다. 당정관계외 나머지 주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22대 총선에 앞서 수도권 위기론에 공감했던 윤상현 의원에 대해선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으로 외연확대 주장과 가치정당·민생정당·혁신정당 등 당의 개혁 방안 제시는 환영한다"면서도 "나머지 의제들에 대해 밝힐 의무가 있다"고 특검과 정책 현안을 캐물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겐 "당 개혁방안과 당정관계,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선 밝혔지만, 연금개혁 등 3대 개혁의 구체적인 미래비전과 진행중인 민생현안인 의료대란에 대한 솔루션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의정(醫政)충돌의 경우 총선 때 중재 시도 이상의 입장을 요구한 셈이다.
안 의원은 "파괴적인 계파갈등이나 줄세우기가 아니라정책과 미래비전을 중심으로우리당을 재건해야 한다"고 질문 배경을 밝힌 뒤 '채 상병 순직 조사 외압 특검' 찬성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이미 특검이 아니고서 국민적 의혹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복입은 꽃다운 젊음이 산화한 사건이다. 보수우파의 핵심가치의 하나인 안보와 국방을 바로 세우려면 명백하게 진상을 밝히고, 최고의 예우와 보훈으로 선제적 행동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사실상 '대법원장 추천 특검' 법안 발의를 공약한 한 전 위원장과 궤를 같이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특검 수용론이 내부의 혼란과 분열을 가져오고 야당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 하나, 더 두려운 건 국민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며 결국 국민들께 버림받는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과연 우리당을 혁신하고 재건하는 길인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성찰하라"고 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의 채 상병 특검법 대안 발의 공약을 두고는 나 의원이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원칙적으로 공수처 수사가 끝났는데 결과가 이상하면 특검을 가야된다"며 "'한동훈 특검'도 야당이 발의했는데 여론조사(찬성이) 높으면 특검 하시겠냐. 정말 순진하다"고 앞장서 반대했다.
당권 도전 직전의 나 의원과 만난 '잠룡'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채 상병 특검 발의에 동참할 여당의원이 있겠나. 그건 원내대표 소관"이라며 "(조국혁신당에서 발의한) 본인 특검 받을 준비나 해라. 그건 보수정권 궤멸시킨 정치보복 수사 업보"라고 한 전 위원장을 비난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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