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수면장애도 잡는 'GLP-1'…비만치료제, '만병통치약' 될까

홍효진 기자 2024. 6. 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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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강자'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선도 중인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치매·수면장애·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등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어 "비만·당뇨로 임상 2상 단계까지 진행해 효능을 입증한 뒤 글로벌 판권을 가져가는 회사가 적응증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비만약 개발 영역은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등 메인 기업을 제외하면 이제 막 임상 2·3상 단계인 만큼, 기업 입장에선 해당 임상을 마무리하는 것도 급급하다. 적응증을 확대하겠다고 의사결정을 할 만큼의 여유가 있는 회사는 사실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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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수용체 작용제(RA) 글로벌 시장 규모. /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


'비만약 강자'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선도 중인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치매·수면장애·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등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신드롬을 일으킨 비만·당뇨 치료제가 다양한 적응증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하면서 '만병통치약'으로 거듭나려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은 최근 의학 저널 '랜싯'을 통해 GLP-1 수용체 작용제(RA)가 당뇨병을 앓는 노인의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스웨덴의 65세 이상 제2형 당뇨병(T2DM) 환자 약 8만8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연구팀은 2010년 1월1일~2020년 6월30일 최대 10년간 GLP-1 작용제, 경구용 당뇨병약, DPP(디펩티딜 펩티다아제)-4 억제제 또는 설폰요소제를 복용한 환자들을 추적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DDP-4 억제제는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분비를 늘려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는 약물이다. 설폰요소제 역시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 GLP-1 약물을 투여한 환자 1만2351명 중 278명만이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DPP-4 억제제를 사용한 환자 4만3850명 중에는 1849명, 설폰요소제를 투여한 3만2216명 중에선 2480명이 치매에 걸렸다. 1000인년(1000명을 1000년간 관찰했을 때의 가정)당 약물별 치매 발병률은 순서대로 각각 6.7명, 11.8명, 13.7명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우리 연구는 GLP-1 작용제를 T2DM을 앓는 노인에 투여했을 때 DPP-4 억제제 및 설폰요소제 대비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단 것을 뜻한다"며 "다만 추가 임상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관련 데이터가 수집된 기간 스웨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GLP-1 RA는 노보노디스크의 리라글루타이드(제품명 삭센다)로 알려졌다.

GLP-1은 인체 내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으로 비만·당뇨병 치료제로 주로 쓰이고 있다. 최근 임상에서 MASH, 퇴행성 뇌 질환, 수면 장애 등 개선에도 효과가 입증되면서 약물 활용 범위는 확장되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비만약 젭바운드를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 치료제로 허가받을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OSA는 숙면 도중 호흡이 멈춰 수면을 방해하는 상태다. 앞서 이달 초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는 T2DM 및 만성 신장질환 환자가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할 경우, 위약 대비 신장병·심혈관 질환 등 합병증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한미약품·동아에스티 등 비만·당뇨병 신약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도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적응증 확대까지는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적응증 확대가 글로벌 경쟁에 있어 매우 중요한 건 맞지만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 만성 콩팥병 등 여러 적응증 관련 임상을 진행하려면 그만큼의 자금이 확보돼야 한다"며 "이만한 체력을 가진 국내 업체는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당뇨로 임상 2상 단계까지 진행해 효능을 입증한 뒤 글로벌 판권을 가져가는 회사가 적응증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비만약 개발 영역은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등 메인 기업을 제외하면 이제 막 임상 2·3상 단계인 만큼, 기업 입장에선 해당 임상을 마무리하는 것도 급급하다. 적응증을 확대하겠다고 의사결정을 할 만큼의 여유가 있는 회사는 사실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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