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희 강북구청장 “신강북선 들어오면 강남까지 40분… 유치 총력”

김승우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 2024. 6. 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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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부터 TF 추진… 21만8000명 서명도”
”교통 소외 지역인 강북구 변화시킬 것”

지난 13일 방문한 강북구청사는 한없이 낡고 오래된 모습이었다. 제대로 된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해 복도는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청사의 낡은 모습은 그간 ‘변방’으로 치부됐던 강북구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이순희 구청장(63)은 2년의 임기를 거치며 낡은 것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에 몰두했다. 교통난 해결을 위해 신강북선 유치에 힘썼다. 신청사 건립 계획을 세우고, 저층 주택이 늘어선 도시의 광경을 바꾸기 위해 북한산 고도제한 완화를 추진했다. 주택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와 주차난을 경험하며 ‘빌라관리사무소’까지 직접 고안해냈다. 강북구에 30여년간 거주하며 지역의 민낯을 속속들이 알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지난 13일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과 인터뷰 중인 이순희 강북구청장. 그는 "강북구는 발전의 여지가 많은 기회의 땅이다. 남은 임기 동안 확 달라진 강북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북한산 고도제한이라는 족쇄가 풀렸다.

“지난 5월 서울시 제6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용도지구 변경안이 수정가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 ‘신 고도지구 구상안’을 발표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늦어도 7월초에는 결정 고시가 나올 것으로 본다. 본래 오 시장이 말한 고도지구 완화 기준은 15층 높이의 45m였다. 그러나 강북구는 구릉지가 많아 일괄적으로 45m 맞출 경우 고지대는 10~13층으로 낮아지게 된다. 서울시에 이런 의견을 전달하며 ‘최고 15층’을 ‘평균 15층’으로 변경해줄 것을 건의했다. 북한산 경관을 해치지는 않는지 시뮬레이션까지 돌려봤다. 시에서 의견을 받아들여 ‘평균 15층’으로 기준이 바뀌었다. 고지대는 10층까지도 낮아질 수 있지만, 역세권에는 최대 25층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다. 평균만 맞추면 되기 때문이다. 수정된 고도지구 완화안으로 가장 먼저 혜택을 받는 곳이 바로 강북구 미아동 소나무협동마을이다.”

-교통문제도 고도제한 못지 않은 강북구의 숙제 아닌가.

“강북구는 서울에서 교통으로 가장 소외된 지역이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 유일하게 환승역이 없다. 수유동에 사는 주민이 강남역까지 출근하려면 1시간 30분 걸린다. 집이 역에서 멀기라도 하면 마을버스를 타야 하니 시간은 늘어난다. 은평구를 가든 강서구를 가든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서울 시내라도 2~3번은 갈아타야 한다.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부터 상봉역을 잇는 신강북선이 들어오면 강남까지 소요 시간이 40분으로 단축된다. 신강북선을 유치하기 위해 취임 직후인 2022년 8월부터 TF를 만들어 달려왔다. 지난해에는 21만8000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전달했다. 통장협의회나 주민자치회 회원 등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약 세 달 동안 지하철 역사 등에서 받은 설문이다. 그만큼 모든 구민들의 숙원이다.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 변경 계획에 반영시키고자 한다.”

-일각에서는 신강북선 유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비용 대비 편익(B/C)이 0.7대라며 사업 착수가 불가능하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과 다르다.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대상 노선은 B/C 값이 0.7대라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고, 정량평가 외에 정성평가도 함께 고려한다. 신강북선이 이 지역에 정말 필요한지, 서울시의 균형발전에 합당한지 등 종합적인 평가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강남과 강북 균형발전에는 교통과 주거문제가 가장 크다. 정성평가에서는 강북구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연말에 정량·정성평가가 모두 반영된 종합평가가 나오면 분명 유치가 가능할 거라고 확신한다.”

이순희 강북구청장.

- 신청사를 짓는다고 들었다. 굳이 새로 지어야 할 이유가 있나.

“강북구청은 지은 지 50년이 넘었다. 시설이 낡고 냉난방시설이 빈약한 것은 둘째 치고 공간이 너무 좁다. 청사가 너무 좁다 보니 미아동에 2청사를 마련해야 했다. 구민들이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 예컨대 건설교통과는 미아동에 있고, 교육지원과나 지역경제과는 또 다른 건물에 있다. 생활체육과, 환경과, 일자리청년과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그나마 덜 찾는 부서를 내보내고는 있지만 불편함은 여전하다. 주차 공간이 좁아 구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의 주차난도 심하다. 구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청사를 만들려는 것이다.”

- 우이천이 강북구의 명소로 떠올랐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나?

“북한산에서 발원하는 우이천은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우이천은 다른 천들과 달리 백년시장이라는 상권과 연결돼 있다. 전국에 천과 연결된 시장을 여러 군데 가봤지만 제대로 된 곳이 없었다. 벤치마킹이 불가능해 자체적으로 방안을 찾았다. 백년시장뿐 아니라 먹자골목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여러 축제를 기획했다. 특히 백맥축제에는 4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백맥’은 ‘백가지 음식과 맥주가 있는 축제’라는 뜻이다. 6개월간 상인들에게 안주 100가지를 만들게 했다. 실제로는 100가지도 넘는다. 구민의 축제인 만큼 외부 푸드트럭은 일절 부르지 않았다. 오로지 시장 상인들만 참여해 밤 10~11시까지 장사를 접고 메뉴 개발에 몰두하도록 했다. 서울시에서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며 놀라워했다. 축제 방문객에게 백년시장과 먹자골목 할인권을 주자 수익도 250% 증가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모범 사례가 됐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강북구는 베드타운이다. 한편으로는 ‘기회의 땅’이라는 말이 된다. 그만큼 발전의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강북구의 핵심 공약에 도시개발 관련 내용이 많은 것은 오랫동안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이었던 강북구의 모습을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구민들의 삶에 집중하며 약속한 공약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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