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와 같은 자문"…'신들린 연애' 점술의 딜레마를 파헤치다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신들린 연애'가 인간의 본능과 점술의 딜레마를 낱낱이 보여준다.
24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신들린 연애'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재원 CP와 이은솔 PD가 참석했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신들린 연애'는 MZ 점술가들의 운명을 건 기기묘묘한 연애 리얼리티다. 늘 남의 연애운을 점치던 각 분야별 점술가 8인이 자신의 연애운을 직접 점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는다.
이날 김재원 CP는 "7년 차 어린 PD인 이은솔 PD가 사내 공모전에 낸 발칙한 기획안에서 '신들린 연애'가 시작됐다. 읽자마자 도파민이 확 돌더라"며 "지상파고 공중파다 보니까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이걸 해내기까지 1년이 걸렸다. 내가 많이 우겼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알' '꼬꼬무' 만드는 팀에서 이런 걸 해도 될까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동서고금, 인간의 역사 속 역술인은 어디에나 있다. 미래를 보고 싶은 건 본능이다. 우린 그 사이 딜레마를 보여준다. 미래를 보는 사람은 지금 (상대에게) 느끼는 감정을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이를 솔직하게 담아내면 시사하는 바가 크고, 시청자에게 보여줄 가치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면서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은솔 PD는 "코로나19 당시 젊은 세대에서 점을 보는 게 유행이었다. 불확실한 삶 속 의지할 곳을 찾았던 것 같다. 뭘 알고 있다는 사람은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했다. 이전 프로그램에서 젊은 무당을 만난 적 있는데 나와 생각하는 게 비슷했다. 인간적인 딜레마에서 시작된 기획안이다. 또 내가 점집을 가본 적 없고, 믿지 않기 때문에 기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파묘' 전에 기획됐고, '파묘' 김고은 씨 굿을 자문해 주셨던 이다영 선생님께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PD는 역술가, 타로 마스터 등 다양한 점술사를 모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직업군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타로 카드는 직관적이라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사주는 대중 친화적이지 않나. 익숙한 점의 방식이라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며 "2개월 정도 섭외했다. 1,500명 가까운 분들을 만났고, 연차도 직군도 다양했다. 기준은 얼마나 'MZ스럽나'였다. 겉으로 보기엔 점술가 같지 않고 파격적인 사람을 찾으려 노력했다. 또 진정성이 있어야 했기에 최소 2~3번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고 했다.
김CP는 '미신 조장'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에 "2018년 대한민국 점술 시장이 4조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큰 시장에서 무분별하게 점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점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모두가 미래를 맞출 수 없다는 걸 방송을 통해 보여줄 것이다. 재미 삼아 보는 건 큰일은 아니지만, 점괘를 맹신해도 되는 건지 고민해 볼 수 있다. 실제 출연진의 점사가 잘된 밥도 걷어차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PD는 "출연자들이 점사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점괘가 나왔다고 해서 자기 의지가 없는 건 아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자기 욕망과 감정과 의지가 있다. 그에 따라 어떠한 선택을 하는데, 오히려 (미신조장과) 정반대의 메시지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첨언했다.
끝으로 김CP는 "MC 선정에는 신동엽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금기에 도전하는 느낌이 있다. 이름도 '동엽신'이라 프로그램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유인나 씨는 연애 프로그램을 좋아하더라. '선다방'에서의 활약도 지켜봤다. 유선호, 가비 씨는 '꼬꼬무'에서 눈여겨봤다"며 "시청률 목표치가 있다. 입소문이 많이 나서 더 올라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했다.
매주 화요일 밤 10시 2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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