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국인 타자는 혹시 천재? 고타율은 다 이유가 있다, 판을 읽는 인플레이의 마법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언젠가 한 번 굉장히 화를 내더라고요”
SSG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33)는 경기장 안에서와 밖에서가 완전히 다른 선수다. 경기장 밖에서는 엄청난 유머의 소유자다. 동료들과 장난도 잘 치고, 활기가 넘친다.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가는 순간 눈빛이 싹 바뀐다. 누구보다 진지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조동화 SSG 주루·작전 코치는 에레디아가 화를 낸 것을 딱 한 번 봤다고 했다. 1루 주자가 스타트를 끊었다가 다시 돌아간 상황이었다.
조 코치는 “에레디아가 타석에 있고, 1루 주자가 뛴다고 할 때 에레디아의 특징 하나가 있다”면서 “무조건 친다”고 설명했다. 1루 주자가 뛰면 어떻게든 추가 진루가 이어질 수 있도록 팀 배팅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에레디아는 조 코치에게 “1루 주자가 스타트를 끊었다면 멈추지 말고 뛰어달라”고 부탁했다. 어떻게든 인플레이타구를 만들 테니 믿고 맡겨달라는 것이다.
이 장면을 같이 본 이숭용 SSG 감독도 “한 번은 가다 서서 멈췄는데 난리가 났다(웃음). 멈추지 말아 달라고 하더라. 자기가 맞춰서 칠 테니 신경 쓰지 말고 가라고 하더라. 늦어도 된다고 했다”면서 “에레디아는 그쪽 방향을 보고 친다. 콘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에레디아는 주자의 움직임을 보고 타석의 더 앞에 가 해결한다. 맞히는 데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면 순간적으로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온다. 신기하다. 타고난 능력이다”고 놀라워했다.
이 감독은 현재 KBO리그에서 에레디아와 같은 능력을 갖춘 선수가 별로 없다고 단언한다. 적어도 SSG에는 없다고 말한다. 박성한이나 김성현도 타율과 별개로 콘택트 비율이 높은 선수들이지만 그 상황에서 에레디아처럼 하지 못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감독은 “1루나 2루에 주자가 있을 때 주자들의 움직임을 보고 빼서 치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면서 “뛰는 것을 확인하고 그 짧은 시간에 타이밍을 더 빨리 조정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에레디아는 굉장히 낮은 위치에서 타격을 시작한다. 타격 코치들은 “따라하기 굉장히 어려운 폼”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타이밍도 조절한다. 때로는 타석의 위치까지 조정해 친다. 아무나 못하는 능력인데, 에레디아의 배트에 맞는 면이 리그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넓은 건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감독은 “패스트볼은 조금 늦는 타이밍이지만 대신 변화구는 잡는 타이밍이다. 그리고 굉장히 영리하다. 그리고 또 굉장히 적극적인 타자이기도 하다. 타석 위치도 앞뒤로 조정해 치고, 투수나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고 독특한 능력을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천부적인 능력이다.
그것도 평생 하던 폼은 아니었다. 에레디아는 “야구 경력 내내 뭔가를 변화시키거나 더 좋게 하는 건 야구의 일부”라면서 “한국에 오기 전부터 타격 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미국 마지막 시즌의) 막바지에 와서 지금 다들 아시는 폼으로 바꾸게 됐다. 다행히 한국에 와서 그 타격폼으로 좋은 결과를 이어 갈 수 있어서 계속 그 폼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의 에레디아와, 한국에서의 에레디아는 또 다른 선수인 셈이다.
그런 에레디아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구 인플레이의 장인이다.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오는 선수인데, 맞는 면이 많으니 공이 인플레이된다. 코스가 좋은 안타가 많이 나오는 선수인데 어쨌든 공을 파울 라인 안쪽으로 넣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능력이 고타율로 이어지고 있다. 에레디아는 올해 73경기에서 타율 0.363으로 리그 타격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홈런도 9개를 보탰고, 득점권 타율 0.417에 58타점을 수확하는 등 해결사 몫도 잘해내고 있다.
주루도 적극적이고, 수비도 지난해 동료들이 뽑은 ‘수비상’에서 보듯 리그 최정상급이다. 적극적인 성향에 비해서는 삼진이 많지 않고 인플레이 비율이 높으니 슬럼프도 그렇게 길지는 않다. 4월 타율 0.408, 5월 타율 0.387을 기록한 에레디아는 6월 들어 한참 못 치는 것 같은데도 월간 타율 0.310에 18타점을 기록했다. 여전히 올해 타격왕을 기대할 수 있는 페이스다. 에레디아의 마법 방망이가 시즌 끝까지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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