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적당히 잡아 XXX야”… 배달 뒤 돌아오니 적힌 ‘욕설 낙서’
한 택배 기사가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받은 ‘욕설 낙서’를 공개했다. 택배 배달을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택배차에 빨간색 매직으로 비속어 섞인 욕설을 적어둔 것이다. 이 기사는 “지워지지도 않는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경기 안산 지역에서 택배 일을 한다는 A씨는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을 전했다.
A씨는 “어제 아침 아내가 울먹거리며 누가 차에 낙서했다고 말을 전하는데 솔직히 먼지 있는 트럭에 손으로 장난친 줄 알았다”며 “직접 확인하니 빨간 매직으로 욕설을 해놨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흰색 택배차에 빨간색으로 ‘엘리베이터 좀 적당히 잡아 이 XXX야!’라는 욕설이 적힌 모습이 담겼다. 한 주민이 엘리베이터를 오래 잡아두는 택배 기사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낙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물건이 많아 한번 가지고 올라가면 20~40개씩 가지고 엘베를 탈 때도 많다”면서도 “누가 타면 땀 냄새라도 날까 봐 민망해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차 앞에 연락처 남겨서 항의 들어오면 차량 이동을 하든지 죄송하다 사과를 드리는 편”이라고 했다. “민원에 최대한 신경 쓰고 친절하고 안전하게 배송하려 알아주지 않아도 나름 자부심을 가지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A씨는 “속상해하는 저 대신 아내가 인터넷을 찾아가며 지웠는데, 잘 안 지워진다”며 “굳이 지워지지 않는 매직으로 욕설하시는지”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일단 사건 접수는 했지만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같은 글에 네티즌들은 “자기들이 주문한 물건 배송하는 기사한테 왜 이런 짓을 하나” “그렇게 짜증 나면 택배 1층에서 찾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는 매직으로 욕설 낙서를 한 점은 잘못됐다면서도, 일부 택배 기사들이 택배를 한번에 많이 배달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오래 잡아두는 점을 불평했다. “더운 여름에 택배 기사도 고생하지만, 1층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짜증이 많이 난다” “솔직히 최상층에서부터 층수 전부 눌러놓은 것 보면 복장 터진다” 등이다.
한편 엘리베이터 이용 문제로 택배 기사와 입주민 사이 분쟁이 생기는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2020년엔 전남 영광의 한 아파트에서 몇몇 입주민이 택배 기사 부부가 물건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승강기를 오래 잡아둔다는 이유로 사용을 아예 금지해 ‘갑질 논란’이 일었다. 당시 택배 기사 부부는 호소문을 통해 “일부 입주민들의 강력한 항의와 욕설, 불만 표출로 경찰까지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택배 물건을 경비실에 보관하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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