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수입 늘어서 국내 제조업 생산·고용 늘었다고?

중간재 중심 수입 늘면서 1995~2019년 6만6000명 고용 증가
최근 中 이커머스 통한 최종 소비재 수입 증가는 부정적 영향 우려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대(對)중국 수입 증가가 오히려 우리나라 지역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24일 나왔다. ⓒ연합뉴스

중간재 위주의 대(對)중국 수입 증가가 오히려 국내 지역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최근 국내에 진출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는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24일 이예림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 과장이 발표한 '대중국 수입 증가(충격)가 지역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1990년 3.2%에서 지난해 22.2%로 확대됐다.

대중국 수입 증가에 따른 전국 제조업 고용 증가 효과는 1995~2019년 누적으로 6만6000명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 인천, 광주 등에서 긍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대구, 경북 등에서는 부정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통상 대중국 수입 증가가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6개국에서는 대중국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2022년 제조업 취업자 수가 1995년의 75% 수준으로 줄었다.

보고서에선 주요국과 달리 긍정적 효과가 있었던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이 중간재를 중심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수입해 온 값 싼 중간재가 결과적으로 국내 제품 생산 비용 하락으로 이어져 제조업의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입 중 중간재 비중은 67.2%로, 미국(31.6%), 유럽(39.6%), 일본(39.0%) 등과 비교해 현저히 높았다.

보고서는 중국 제품 수입의 '전방 효과'로 인한 긍정적 영향에도 주목했다. 중국산 수입품을 이용해 가공 단계가 더 높은 제품이나 최종재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이 대중국 수입 증가로 혜택을 받았다는 의미다. 반대로 중국산 제품이 국내 생산 제품을 대체하는 '직접 효과'나 대체된 국내 제품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업체에 영향을 주는 '후방 효과'의 부정적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은 제조업 생산과 고용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로 최종 소비재의 수입이 늘어날 경우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