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임 도전에 최고위원도 '친명 일색'
최고위원에 친명 강선우·김병주 출사표 잇따라
일극 체제 심화에 따른 중도층 반감 과제로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민주당의 당대표직을 사임한다"며 사실상 당대표직 연임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친명(친이재명)계도 곧바로 '이재명 2기 지도부'를 함께할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지며 '당대명'(당연히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이재명 일극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인데 이에 대한 중도층의 우려와 반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대표직을 내려놨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겠다"며 "길지 않게 고민해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임 의사를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래도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연임 도전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연임 도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개인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지금 상태로 임기를 마치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이라며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우선하고, 개인적 입장보다는 전체를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연임하게 되면 2000년 출범한 새천년민주당 이후 민주당계 정당에선 처음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총재를 지냈는데, 당시는 대통령이 정당 대표를 겸하던 시절이다.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도 친명계 일색으로 채워질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강경 친명으로 분류되는 강선우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처음으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시대, 강선우가 열겠다"며 "이재명 당 대표, 강선우 최고위원과 함께 정권 탈환의 길로 가자”고 밝혔다.
이어 "'깨어있는 당원의 조직된 힘'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이재명을 지키는 일이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고,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고 힘주었다.
강 의원은 최고위원으로서의 비전보다는 이 대표 연임의 명분과 당위성을 설파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대명'"이라며 "이 대표는 당대표를 권력으로 여기지 않고, '책임'과 '헌신'으로 그 역할을 해냈고 '총선 압승'으로 보답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연임은 '당원의 명령'이기 때문에 이는 이재명 일극체제가 아니"라며 "당의 주인이자 주권자인 당원 일극체제"라고 반박했다.
역시 친명계 재선인 김병주 의원도 이날 출사표를 던지며 "이재명 대표와 함께 2026 년 지방선거승리와 정권창출의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며 "최고위원이 돼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지켜내겠다"고 공언했다.
두 의원 외에 4선 김민석 의원과 3선 전현희 의원, 재선 민형배·한준호 의원 등이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데 모두 친명계다. 원외에서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지호 상근부대변인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쥔 시도당 위원장에도 친명 인사가 대거 나선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승원 경기도당·강위원 광주시당·이광희 충북도당·이영수 경북도당·이재성 부산시당·허소 대구시당·송순호 경남도당 위원장 출마 예정자는 전날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과 함께 정권교체'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상당수는 강성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2기 지도부 체제는 이 대표 일극체제가 더욱 공고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 측도 독주에 따른 여론의 비판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비명(비이재명)계 중진 중 한 명이 이 대표 대항마로 나서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의 맏형격인 5선의 이인영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명계 중에서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점쳐졌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용진 전 의원도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데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제로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출마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올해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찐명 박찬대 의원을 추대한 데 이어 당 대표 선거마저 이 대표 단독 입후보로 치러지면 전당대회 주목도는 떨어지고 일극 체제에 대한 피로감은 커질 수 있다"며 "이 대표도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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