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 부모 ‘빚투’ 눈물의 사과 “어리석었다, 약속 꼭 지킬 것” (종합)[DA:현장]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2024. 6. 2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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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 부모 ‘빚투’ 눈물의 사과 “어리석었다, 약속 꼭 지킬 것” (종합)[DA:현장]

래퍼 마이크로닷이 6년 전 부모의 ‘빚투’와 관련해 심경을 고백하며 눈물의 사과를 전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 예술나무시어터에서 진행된 마이크로닷의 새 미니앨범 ‘DARKSIDE(다크사이드)’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이날 그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다시 이렇게 여러분들 앞에 인사하게 돼 참 많이 떨리는 마음이다. 사건 이후에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반성과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우리 부모님과 나로 인해 피해를 입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는 “피해자 한 분 한 분을 만나서 사과드리는 게 먼저였다. 그러다 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나의 첫 대응에 대해서도 참 많이 후회하고 있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 참 어리석었던 행동이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어리석었다. 죄송하다”면서 울컥한 듯 뒤돌아서서 마음을 달랬다.

마이크로닷은 “인생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많이 깨닫고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삶의 소중함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 시간들이 지금뿐 아니라 미래에도, 내 앨범 작업의 밑거름이 됐다. 궁금한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진솔하게 말씀드리겠다. 새 앨범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응원해주시는 마음으로 들어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도시어부’ ‘나혼자산다’ 등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2018년 11월 부모의 과거 ‘빚투’가 알려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마이크로닷 부모가 약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친인척과 지인 등에게 수억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뉴질랜드로 달아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당시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으나 부모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마이크로닷은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수차례 복귀를 시도했으나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지난 2019년 4월 뉴질랜드에서 귀국해 체포됐고,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버지는 징역 3년, 어머니는 징역 1년을 선고 받았으며 복역을 마치고 출소,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마이크로닷은 “부모님과는 종종 연락하고 있다. 사건과 관련해서는 부모님 이야기도 들었지만 피해자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건을 더 깊이) 알게 됐다. 부모님도 지금은 후회하고 계신다”면서 “대중이 차가운 시선을 주고 계시지만 피해자분들에게 사과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중분들에게도 사과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부모님의 1심 재판을 통해 13명 중 10명의 피해자가 확보됐고 9명과 합의했지만 아직 1명과는 합의하지 못했다는 마이크로닷. 그는 “일을 해야 그 분에게 내가 다시 다가갈 수 있다. 그 분이 불편해하실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사과를 꼭 드리고 싶다. (활동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분에게도 다시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 같다. 돈을 드려야 하는 입장인데 지금 (돈이) 없다. 이 기회를 통해 돈을 벌고 일을 할 수 있으면 그때 다시 다가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고 있지만 음악에서 손을 뗄 수는 없었다고. 마이크로닷은 “힘든 기억이 많았지만 정말 간절히 기도했다.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고 누구의 편을 들지 않고 해결해나가는 것에만 헌신했다.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심으로 기도만 하면서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의 새 EP ‘DARKSIDE(다크사이드)’에는 자신이 지키고 있는 변치 않는 신념을 담은 타이틀곡 '변하지 않아'를 비롯해 'Cruising' 'Pu$$y' 'Pray For My Enemies' 'Alright' 총 5곡이 수록됐다. 누구나 양면의 모습을 지녔듯, 그가 가지고 있는 긍정 에너지와는 다른 내면에 갇혀있던 또 다른 자아를 앨범에 풀어냈다.

마이크로닷은 “사건 이후 그때의 마음과 생각이 앨범에도 녹여져 있다”면서 “듣는 분들을 위해서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드는 게 내 몫이었다. 듣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부모님의 1심 판결 이후 ‘책임감’이라는 노래를 냈는데 오해들이 있었다. 어린 마음에 어리석었던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게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리숙한 행동이었다”면서 “이후 여러 싱글을 냈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동안 드리지 못했던 말씀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 앨범과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자신의 손을 잡아준 소속사 더빅브라더무브먼트에 대해 “힘든 상황에서 내가 보지 못한 내 모습을 보시고 기회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공식석상에 함께 오른 더빅브라더무브먼트 대표는 “마이크로닷을 2년 전 소개로 만났는데 성실함과 음악적 재능을 알게 됐다. 이 부분을 잘 헤쳐 나가면 좋지 않을까 싶더라. 마음을 주셔서 무작정 뛰어들어서 같이 하자고 내가 잡았다”고 지지했다.

마이크로닷은 “이런 자리를 생각하는 것도 사치였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약속한 부분도 꼭 지키도록 앞으로 노력하겠다”면서 “어떤 작은 기회라도 주어진다면 소중히 신중히 해나갈 마음이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드리고 힘이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방송 출연과 관련해서도 “만약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바람을 드러내며 “앞으로 걸어가는 길에, 지난 시간 모두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이크로닷의 신보는 24일 월요일 오후 6시 발매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스포츠동아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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