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 수술, 정해영 어깨통증…KIA 마운드 새로운 희망이 떴다, 24세 150km 파이어볼러 ‘꽃범호의 고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이 끝나고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KIA 타이거즈는 2022년 4월 말에 한화 이글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이민우와 외야수 이진영을 내주면서 우완 김도현(24)을 받아왔다. 이 트레이드는 소위 말하는 빅딜은 아니었다. 그러나 2년이 흐른 시점에서 은근히 윈-윈이 될 조짐이다. 이민우와 김도현이 새로운 팀 불펜에서 자리를 확실히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민우는 올해 한화 필승계투조 일원으로서 32경기서 1승1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2.30으로 맹활약한다. 김도현은 이민우만큼 안정적인 건 아니다. 필승조도 아니다. 그러나 한화 시절에 비해 확연히 성장했다. 올 시즌 20경기서 1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3.97.
트레이드 직후 잠시 1군에 얼굴을 보이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그리고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 컴백했다. 기복은 여전히 있다. 경기운영능력이 매끄러운 건 아니다. 그러나 구속이 확연히 올라왔다. 한화 시절만 해도 140km대 초반이던 패스트볼 구속이 KIA에선 150~151km까지 올라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 147.9km.
사실 포심 피안타율이 0.405로 매우 높은 편이다. 변화구 중에서 가장 많이 구사하는 슬라이더가 오히려 0.263으로 준수한 피안타율이다. 그렇다고 포심을 봉인하지 않는다. 승부처에서 과감히 구사한다. 6월 들어 평균자책점은 4.15지만 사사구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맞더라도 승부한다.
그런 점에서 23일 한화와의 광주 더블헤더 2차전은 의미 있었다. 주중 LG 트윈스 3연전과 23일 더블헤더 1차전서 불펜 소모가 심했다. 이범호 감독은 4-1로 앞선 6회말 1사 2,3루 위기를 맞이하자 과감하게 김도현을 투입했다. 필승조 소모가 심했고, 1차전서 마무리 정해영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추격조가 힘을 보태야 할 상황이었다.
여기서 김도현이 이범호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강타자 채은성에게 볼 2개를 먼저 던졌으나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져 2B2S를 만들었다. 커브로 채은성의 방망이를 얼어붙게 한 뒤 151km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피치디자인이 좋았다.
그러자 문현빈에겐 사실상 포심과 커브로만 승부했다. 150km 포심을 뿌린 뒤 128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7회 1사에서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홀드를 챙겼다. 김도현으로선 이런 경기를 하면 자신감이 붙는다.
올 시즌엔 이렇게 불펜으로 쓰고, 그 이후 보직을 고민해보겠다는 게 이범호 감독 얘기다. 그는 23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길게 던질 수 있는 체력을 가졌다. 올 시즌 후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다.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라고 했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 이범호 감독은 “가운데로 몰리는 공도 있고, 아직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느낌도 좀 들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쉽게 들어가는 느낌도 있다. 그런 부분은 경기를 치르면서 여유를 찾으면 충분히 좋아질 것이다. 지금 던지는 걸 보면 경기에 매일 내보내 성장을 시키면 될 것 같다. 컨트롤이 왔다갔다 하는 친구는 아니다. 경기를 통해 좀 더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마운드에서 냉정하고 차분한 성격도 호평을 받았다. 대신 좀 더 강인한 마인드를 갖추길 주문했다. 이범호 감독은 “착한 느낌은 있는데 경기에 나가면 차분한 느낌이다. 투수들은 공격적인 면을 가져달라고 부탁하는 부분도 있는데, 좀 더 강해지는 느낌, 싸우는 기질이 있으면 훨씬 더 큰 성장을 할 것이다. 마운드에서 강한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도 하고 얘기도 나누면서, 도와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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