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홀딩스 복귀 9전 전패" 신동주, '조카' 신유열 참여까지 '태클'

신동주, 롯데홀딩스 이사회 복귀 안건 제안
올해 '조카' 신유열 이사회 선임 안건도 반대
이전까지 '9전 전패'…재계 "올해도 어려울 것"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0년 울산시 울주군 둔기리 롯데별장에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노제를 시작하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별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0.01.22. bbs@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오는 26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의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10번째 이사회 복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 전 부회장은 조카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를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도 반대할 의사를 내비쳤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만을 겨냥해온 신 전 부회장이 이제는 신 전무까지 견제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오는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이사 복귀 안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의 복귀 안건 표결이 이뤄질 경우 10번째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 표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주총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의 해임과 자신의 이사진 복귀를 시도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서비스 대표 재직 당시 소매점에서 상품 진열 상황을 촬영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른바 '풀리카' 사업을 강행한 이유로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일본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신 전 부회장이 추진한 '풀리카' 사업은 파나소닉의 100% 자회사인 풀리카와 함께 소매 점포의 상품 진열장을 촬영한 이미지를 마케팅에 유용한 정보로 데이터화한 뒤 판매하는 사업이다.

사업엔 촬영된 진열장의 상품 위치와 상품별 개수, 상품판매가격, 상품일람 등의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것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신 전 부회장은 변호사들로부터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받은 상태에서도 사업을 강행했고, 그 과정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사업엔 문제 없다'는 식의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을 해임한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했지만 일본 동경지방재판소는 2018년 3월 이를 모두 기각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신 전 부회장을 불신하는 이유는 준법경영 위반 사실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신동주 회장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경영 부적격' 판결을 받았기 때문"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를 이제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덧붙였다.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불명예스럽게 해임된 상황에서도 신 전 부회장이 아직까지 주총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롯데홀딩스 최대주주 광윤사 지분을 과반 이상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 개인은 롯데홀딩스 지분을 1.77%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광윤사 지분 50.28%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로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올해 한국 롯데그룹 사업을 총괄·감독하는 책임이 있는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동빈 회장을 대체할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또 그동안 신동빈 회장만을 겨냥했던 신 전 부회장은 올해 조카인 신 전무의 경영 참여까지 반대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올해 신 전무를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 (사진=롯데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신동주 회장의 반대에도 신 전무의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선임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27.8%), 임원지주회(5.96%) 등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신동주 회장이 추진한 9번의 롯데홀딩스 복귀 시도가 무산된 이유 역시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 등 주요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이 롯데가 재계 5위에서 6위로 밀리는 등 경영실적이 악화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이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으킨 '형제의 난' 이후 제대로 된 경영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발생한 결과"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2016년부터 올해까지 10번째 주총 경영 복귀에 나섰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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