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빚에 고개 숙인 마이크로닷, 눈물의 기자회견 “돈 벌어야해” [종합]
[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마이크로닷이 눈물로 사과했다.
마이크로닷은 6월 24일 서울 구로구 예술나무씨어터에서 새 앨범 'DARKSIDE'(다크사이드)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빚투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마이크로닷은 지난해 패션행사, 신곡 발매 등 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였으나 기자간담회로 취재진 앞에 선 것은 6년여만이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며 친인척, 이웃들에 총 약 3억 9,000만 원을 빌린 후 1998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사기, 배임 등 혐의를 받은 마이크로닷 부친에게 징역 3년, 모친에게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으며 마이크로닷 부모는 복역 후 출소,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마이크로닷은 부모가 진 빚을 대리 상환했다. 지난 5년여간 베트남 프로듀싱 업무, 국내 식당 출퇴근 등 업무를 통해 번 돈으로 피해자 11인에게 합의금을 전달했다. 피해자 1인은 세상을 떠난 상태이며 나머지 1인에게는 2025년까지 합의금을 전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마이크로닷은 "다시 인사하게 돼 떨리는 마음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건 이후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반성과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저희 부모님과 나로 인해 피해를 입으시고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마이크로닷은 "피해자 한분 한분 먼저 만나 그분들께 사과드리는게 먼저였다. 그러다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내 첫 대응에 대해서도 많이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 어리석었던 행동이다. 다시 생각해봐도 어리숙했다. 죄송하다"며 다시 고개 숙였다.
그는 "인생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는데 동시에 많은 부분들을 깨닫고 날 성장하게 한 시간들이었다. 내 삶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 시간이 지금 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내 앨범에도 밑거름이 되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궁금하신 부분들이 많으실거라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진솔하게 말씀드리겠다. 새 앨범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응원하는 마음으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타이틀곡 '변하지 않아'에 대해 "상황이 변하더라도 꿈을 향해 달려가는 태도와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담은 곡이다"고 소개했다. 함께 작업한 뮤지션들에 대해 "내 노래에 참여하는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텐데 노래가 좋다는 이유 하나로 용기내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빚투 논란'과 음악에 대해 마이크로닷은 "그 사건 이후의 마음가짐과 생각들이 녹여져 있을거라 생각한다. 다만 듣는 분들을 위해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드는게 내 목표였다. 응원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자리한 소속사 대표는 "2년 전에 메인 프로듀서 소개로 만나게 됐다. 만나다 보니까 이 친구의 성실함과 음악적 재능을 알겠더라. 이 부분들을 잘 헤쳐나가면 너무 좋지 않을까 해서 무작정 같이 하자고 했다"고 마이크로닷과 함께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마이크로닷은 "감사하다. 힘들었던 상황이었는데 내가 못 보는 내 모습을 보시고 내가 상상치 못한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어떤 기회가 되든, 작다 하더라도 소중하게 임하고 열심히 노력해나갈 마음이다"고 활동 계획을 공개했다. 이어 "음악적으로는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 작품에 잘 전달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힘이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특히 마이크로닷은 "앞으로 내가 걸어가는 길에 지난 시간들, 진행 중인 시간들, 있었던 일들 모두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며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이크로닷은 빚투 논란의 당사자인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마이크로닷은 "부모님과 연락을 종종하고 있다. 사건 관련해서 부모님 이야기도 들었지만 피해자분들도 만나 양쪽의 스토리를 들어서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님도 지금은 후회하고 계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닷은 국내 활동에 대해 "대중분들이 차가운 시선을 주시고 계시지만 나는 처음부터 피해자분들께 사과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했고 시간이 주어지면 대중분들께도 공식적으로 사과드리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게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10살 때부터 여기서 활동해왔다. 그 동안 많은 것을 해왔다. 음악 하나만은 손을 뗄 수 없었다. 사람들이 안 들어도 꾸준히 만들어왔다"며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이크로닷은 피해자 변제 상황도 공개했다. 그는 "사건이 터진 후 1심 재판을 통해 10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중 6명에게 2억 1,000만원을 변제하고 합의했다. 2심 재판 중 1명과 합의됐다. 재판이 끝나고 부모님이 형을 마친 후에 계속 연락을 드려왔다. 그러다 대표님을 만나 2023년 남은 3분 중 두분과 합의했다. 한 분은 만나뵈었지만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피해자에 대해 "만나뵈었는데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그분께도 다가갈 수 있다. (피해자분과) 2025년까지 차용증을 적었다. 대표님이 보증을 서주셨다. 그분께도 금액을 드려야 해서 현재 상황에서는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그동안의 시간에 대해 "당연히 힘들었던 기억들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간절히 기도만 했다. 이걸 받아들이고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고 누구의 편도 안 들고 이걸 해결해나가는 것에만 헌신했다.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진심으로 기도하면서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죄송해서 아무한테도 연락을 못 드렸다. 내가 몰랐던 일들이라 멘붕이 왔다. 피해자분들을 만나는 것도 우선순위였는데 누굴 만나야 하는지도 몰랐다. 차차 연락드리고 만나면서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다양한 봉사를 했다. 유기견 봉사, 남아공 봉사도 가고 그러면서 대표님을 만나게 됐다"며 "현재는 고깃집에서 알바하고 있다. 거기서도 새 식구가 생겼고 기도하면서 마음도 열린 것 같다"고 밝혔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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