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지지율’ 일본 기시다···‘포스트 기시다’는 누구?
스가 전 총리 “정권 교체 위기감 늘어”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이 ‘정권 위기’ 수준의 낮은 지지율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올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포스트 기시다’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자민당 총재감 1위를 차지한 인물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23%)으로, 유일하게 20%가 넘는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달 21~23일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등 방식으로 만 18세 이상 시민 1023명에게 응답을 받은 결과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15%),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8%) 등이 뒤를 이었고,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상(7%)이 4위를 차지했다. 현직 기시다 총리는 올해 들어 급부상한 가와카미 요코 외무상·고노 다로 디지털상과 함께 공동 5위(6%)에 그쳤다. 다만 응답자 범위를 자민당 지지자로만 좁히면 기시다 총리의 순위는 3위로 올라간다.
마이니치신문도 지난 22~23일 문자메시지(SMS)·유선전화 방식으로 1056명 시민에게 자민당 국회의원 8명 중 ‘차기 총리로 적합한 사람’을 물어 24일 발표했는데, 해당 여론조사에서도 1위는 이시바 전 간사장(20%)으로 나타났다. 2위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9%), 3위 가미카와 외무상(8%), 4위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7%), 5위 스가 전 총리(6%) 등으로 차기 총재감을 질문한 요미우리 조사와는 조금 다른 결과를 보였다. 기시다 총리는 5%로 7위였다. 다만 이 조사에서도 자민당 지지층에 한정해 보면 기시다 총리가 1위, 이시바 전 간사장이 2위,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3위 등이었다.
당내에서도 총재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스가 전 총리는 이날 잡지사 ‘문예춘추’의 온라인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민당의 비자금 사건 이후 정치 불신 요인으로 기시다 총리의 책임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대로는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나와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총재 교체는) 당 쇄신을 이해시킬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만큼 자민당 총재에 불출마하면 총리 자리도 내놓게 된다. 진보 성향 아사히신문은 “사실상 기시다 총리 불출마를 압박하고 퇴진을 요구한 발언”이라며 “당내 중견 및 젊은 세력에서 기시다 퇴진론이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스가 전 총리의 이번 발언으로 총리를 불출마로 몰아넣는 당내 압력은 한층 더 강해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보수 성향 산케이신문도 “사실상 퇴진 요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기시다 내각은 지난해 연말 불거진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 이후 몇 달째 각종 언론 조사에서 10~20%대 지지율 수준에서 답보 상태이거나 하락세를 보여 정권 위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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