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이슈잇슈]옷 무덤서 `보물찾기` 어려워지나…동묘 시장 `생존` 흔드는 안전불감증

박상길 2024. 6. 24. 14: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9일 서울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를 빠져나오자 "메이커 바지, 티셔츠 세일합니다∼ 한번 골라보세요"라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들렸다.

지하철 역 앞부터 좌판이 늘어선 이곳은 '빈티지의 메카' 동묘 시장이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동묘앞역 3번 출구부터 청계천 변에 이르기까지 동묘 시장은 손님들로 북적거리며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동묘 시장은 노점이 즐비한 '길거리 아웃렛'으로 유명세를 타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방문한 동묘 시장에 노점상이 설치된 모습. 노점상 바로 앞에 불법주차가 되어 있어 안전상의 문제가 커 보인다.<박상길 기자>
지난 19일 방문한 동묘시장. 도로 양쪽으로 자리 잡은 노점상 사이를 차들이 위험하게 지나가고 있다.<박상길 기자>

지난 19일 서울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를 빠져나오자 "메이커 바지, 티셔츠 세일합니다∼ 한번 골라보세요"라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들렸다. 지하철 역 앞부터 좌판이 늘어선 이곳은 '빈티지의 메카' 동묘 시장이다. 이곳은 TV 예능에서 연예인들이 옷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동묘앞역 3번 출구부터 청계천 변에 이르기까지 동묘 시장은 손님들로 북적거리며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구제 옷뿐만 아니라 각종 골동품을 비롯, 생필품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이곳 동묘 시장은 20대 젊은 층부터 외국인, 어르신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사람들이 노점상을 돌며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뙤약볕이 내리쫴 살이 따갑고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은 에어컨 바람이 부는 시원한 점포보다 노점 앞에 오래 머물렀다.

노점상 곳곳에 펼쳐진 '옷 무덤'에서는 일반 옷 가게에선 찾기 어려운 '힙'한 디자인의 옷들이 눈에 띄었다. 바닥에 가득 쌓인 옷들은 단돈 1만원이면 몇 벌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익숙한 듯 검은 봉지에 물건을 양손 가득 들고 쇼핑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구제 옷뿐만 아니라 LP판이나 골동품 등 마니아층을 사로잡을 만한 제품들도 많았는데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인스타 촬영 명소'로 자리 잡았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안전상의 문제가 커보였다. 쇼핑하다 마주 오는 차에 깜짝 놀라 잠시 피해야 할 정도로 시장은 도보자들이 안전하게 걸어 다니며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았다. 노점상 사이로는 상인들의 차로 추정되는 차들도 불법 주차도 되어 있었다.

제품의 위생 상태도 좋지 않았다. 노점상에서 길에 옷을 풀어놓고 손님들이 뒤지며 원하는 제품을 찾는 방식이다 보니 먼지가 상당했다. 노점에서 음식을 파는 곳도 있었는데 지나다니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먼지 때문에 음식을 먹었다가는 탈이 날 것 같았다. 기자가 이날 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노점상에서 음식을 사 먹는 사람들을 발견하진 못했다.

동묘 시장은 노점이 즐비한 '길거리 아웃렛'으로 유명세를 타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서울시측이 지난달 관할구청인 종로구청에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들며 정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공개한 '도로 무단 점유 등 위반 건축물 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통해 동묘 시장에 보행자 등 통행공간이 협소하고 무분별한 도로 점유 증가로 도로 기능 상실 및 화재 피해 확산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관할구청인 종로구청에 정비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동묘 시장의 노점상이 장사를 접어야 해 더 이상 '핫플레이스'로서의 역할도 하지 못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안전의 위험이 있는 노점상을 정비하되 노점상들이 안전하게 장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