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사업 키우는 LG이노텍, 2030년까지 '2조' 만든다

백유진 2024. 6. 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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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DAS용 센싱 솔루션 사업 본격 드라이브
카메라 모듈 1등 노하우 심어 차별화 목표
/그래픽=비즈워치

LG이노텍이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에 속도를 낸다. 고성능 라이다, 차량 카메라 모듈 등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오는 2030년까지 연 매출 2조 규모 사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1등 노하우가 집결된 광학솔루션 원천 기술을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 전략을 활용할 계획이다.

미래차 핵심 분야로 떠오르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최대 관건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이다. 주행에 방해가 될 만한 장애물을 정확하게 탐지하지 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고도화된 차량 센싱 솔루션에 주목하는 이유다.

'CEO 직속' 라이다 사업 조직 신설

LG이노텍의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의 핵심 축은 '고성능 라이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자율주행용 라이다 시장 규모는 2025년 21억 달러(약 2조9200억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112억 달러(약 15조58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율주행 단계가 고도화될수록 라이다의 수요 또한 빠르게 증가해 2032년에는 175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그래픽=비즈워치

LG이노텍은 2015년부터 라이다 사업 전개를 위한 핵심역량을 지속 강화해 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부터 LiDAR 관련 미국 특허 77건을 인수했다. LG이노텍은 LiDAR 관련 특허만 30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LG이노텍은 핵심 축으로 삼은 라이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이달 초에는 CEO 직속 전담조직인 라이다사업담당을 신설했다. 기존 광학솔루션사업부 및 최고기술책임자(CTO)에 흩어져있던 라이다 개발 및 사업조직들이 라이다사업담당 산하로 통합됐다.

이 같은 조직개편의 배경에는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의 결단이 있었다. 라이다사업을 직접 챙기고, 역량을 집결해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지난 3월 기자 간담회에서 "모바일 카메라 모듈 사업으로 축적한 LG이노텍만의 '일등 노하우'를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사업을 발굴해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카메라 모듈, LiDAR, 레이더 등으로 이뤄진 AD(자율주행)·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센싱 솔루션 사업은 문 대표의 경영 전략을 가장 빠르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차량 카메라 모듈 사업역량 강화

LG이노텍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의 또 다른 핵심 축은 고부가 차량 카메라 모듈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의 차량 카메라 모듈은 운전자의 눈(眼)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상용화된 자동차에 탑재된 카메라 모듈은 부가가치가 낮고, 기본적인 촬영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 대부분"이라며 "보다 정밀하고 고도화된 센싱 기능을 갖춘 차량 카메라 모듈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시장조사 전문기관 S&P 글로벌 및 LG이노텍 내부 분석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따라 글로벌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64억3700만 달러(약 8조95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100억3000만 달러(약 13조9500억원)로 연평균 7%씩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LG이노텍은 차량 카메라 모듈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대만 AOE 옵트로닉스(이하 AOE)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한 것이 그 일환이다.

AOE는 최근 자율주행차 업계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고화소 카메라용 핵심 부품 '비구면 유리렌즈'에 대한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OE와의 협력을 통해 LG이노텍은 고부가 차량 카메라 모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또 LG이노텍은 올 2월 혹한기 차량 카메라 렌즈에 낀 성에를 빠르게 해동하는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선보인 바 있다. 히터 기능을 추가 탑재하면서도 카메라 모듈 크기는 그대로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은 현재 이 제품보다 히팅 속도를 더욱 높일 수 고발열 소재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이 소재를 적용한 초고속 히팅 카메라 모듈에 대한 성능 검증을 올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주행 중 렌즈에 낀 먼지와 같은 이물질을 즉시 제거해주는 세정 기능을 탑재한 카메라 모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고부가 차량 카메라 모듈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 선점을 위한 차량 카메라 모듈 관련 설비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멕시코 산후안델리오에 위치한 기존 생산법인 인근에 3만평(약 9만9173㎡) 규모 부지를 추가 매입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증설된 신공장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차량 카메라 모듈이 본격 양산될 예정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멕시코를 차량 카메라 모듈 생산허브로 삼은 것은 완성차 고객이 포진한 북미 지역과의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해 고객 대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 임직원들이 차량 센싱 솔루션 핵심 부품인 '고성능 라이다' 및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LG이노텍 제공

목표는 '차량 센싱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

LG이노텍은 앞으로 차량 내·외부를 아우르는 '차량 센싱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AD·ADAS용 센싱 솔루션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차량 카메라 모듈과 라이다를 소프트웨어로 결합한 '센서 퓨전(Sensor Fusion)'을 앞세워, 다양한 센싱 부품 채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고객사를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LG이노텍은 차량 외부에 장착되는 센싱 부품뿐 아니라 화상회의, 엔터테인먼트, 유아 모니터링 등 차량 내부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인 캐빈(In-Cabin) 차량 카메라 모듈'도 개발해 함께 제안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모바일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터득한 일등 성공 방정식을 기반으로,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오는 2030년까지 연 매출 2조 규모 사업으로 육성, 또 하나의 일등 사업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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