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밀양 성폭행 가해자 아냐"...9명, 경찰에 집단 진정

밀양시장, 오는 25일 사과문 발표 예정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삶에서, 피해자의 눈으로,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0년 전 발생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온라인상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 일부가 ‘허위 사실 작성자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24일 경남경찰청과 밀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A 씨 등 9명이 지난 23일 밀양경찰서를 찾아 “해당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자신들의 사진과 신상 공개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며 작성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사건과 무관한 자신들 사진이 방송에 사용된다며 삭제 요청 민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한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 건이 집계됐다. 가해자의 여자친구라는 내용으로 잘못 공개됐거나,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로 고소·진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진정서를 접수해 조사와 각종 커뮤니티 및 유튜브 게시글과 영상을 확인하는 등 입건 전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20년 전 사건이 최근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면서 파문이 일자 밀양시와 시의회 등이 오는 25일 사과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구 밀양시장이 밀양 시민을 대표해 피해자와 국민에 사과하고, 성범죄 근절과 인권 친화적 도시 조성을 약속할 예정이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2월 경남 밀양시에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중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가해자 중 단 한 명도 형사 처벌받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샀으며 최근 온라인상에서 가해자들의 신상과 더불어 근황이 폭로된 논란이 일고 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