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되는 성소피아·갈라타 항구의 낭만…이스탄불 색다른 앵글[함영훈의 멋·맛·쉼]
히포드럼광장서 아야소피아·블루모스크 관광
요즘 뜨는 곳, 발랏마을·테쉬비키예 청춘거리
[헤럴드경제(튀르키예 이스탄불)=함영훈 기자] 튀르키예 북서부에 자리잡은 이스탄불은 4분의 3이 유럽이고, 나머지 4분의 1은 아시아다.
터키항공은 동·서양의 접경 이스탄불 공항이 기반으로 한 항공사로, 환승객들에게 무료로 시티투어를 시켜주는 ‘투어 이스탄불’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코 가는 길에 터키항공의 이 환승여행 서비스를 예약했다.
기내에 착륙 안내 방송이 나오면 승무원들이 미소 띤 얼굴로 승객들의 좌석을 일일이 바로 세워준다. 이어 창 밖엔 유럽-아시아의 경계선 보스포러스 해협이 보이고, 이내 예술적 디자인의 관제탑을 가진 이스탄불 신공항에 착륙한다.
‘투어 이스탄불’ 코스는 다양한데, 우리팀은 세계유산인 이스탄불 역사지구 한복판, 히포드럼 광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 예래바탄 지하 물궁전, 그랜드바자르 등과 매우 가깝다. 히포드럼은 2000년 전엔 마차 경주가 열리던 곳으로, 영화 ‘벤허’ 제작진은 이곳의 옛 그림을 토대로 경기장 세트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17세기 초에 지어진 블루모스크는 6개의 첨탑을 거느린다. 보통 모스크의 첨탑은 4개, 이슬람 성지인 메카만 6개의 첨탑을 가졌던 점을 고려하면 블루모스크가 있는 당시 이스탄불은 불경죄를 지은 셈이다. 이러한 점을 슐탄이 추궁하자 당시 건축 책임자는 “알튼(금)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알트(6)로 잘못 들었다”고 해명했다. 소식을 들은 메카는 첨탑 수를 7개로 늘렸다.
크리스트교 최고 건축물 성소피아 성당(현재 아야소피아 모스크)은 15세기 오스만투르크가 동로마제국을 멸망시킨 후 크리스트교를 지우고 이슬람 색을 덧칠하려고 이곳을 모스크처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원래 성당 모습을 되살리려고 당국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히 천장 모서리에 있는, 성모 마리아가 내려다 보는 모습은 지워지지 않았다. 다른 벽화들은 복원 작업이 조심스럽게 진행중이다.
곳곳에서 덧칠된 석회를 벗겨내자 예수와 사도의 모습을 담은 모자이크 작품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인트 메리 성당은 이스탄불이 이슬람의 지배를 받은 이후에 신축됐고, 이스탄불에서 가장 많은 크리스트교 신자를 갖고 있는 세인트 앙투안 성당는 17세기 화마를 입었지만 이슬람-크리스트교도들이 재건에 뜻을 같이했다. 이처럼 문명의 공생은 이스탄불에서 꽤 오래전부터 있던 풍경이다.
요즘 뜨고 있는 곳은 발랏마을, 갈라타항구, 탁심광장 북쪽 테쉬비키예 거리이다.
발랏 마을은 형형색색 아름다운 채색과 발코니의 원형인 ‘발랏’으로 유명하다. 사우디 제다의 세계유산마을 알발라드의 ‘발라드’와 같은 뜻이다. 집안 살림하는 여성들이 자기 모습을 노출하는 것을 꺼려해 돌출형 발코니인 ‘발랏’을 통해서만 바깥 세상을 볼 수 있었다. 발랏 디자인은 가문의 문화예술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되면서 집집마다 다양한 모양과 채색을 뽐낸다.
골든혼과 보스포러스해협 서안이 감싸는 갈라타 구역엔 역사 유산도 있지만,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는 힙(Hip) 플레이스도 많아졌다. 요즘 뜨는 먹자골목 테쉬비키예 거리, 쇼핑-문화예술-미식-산책-페리 탑승 등 낭만에 대한 모든 것을 갖춘 갈라타 항구, 이스탄불 정치,경제,문화의 중심 탁심광장 옆 서울의 명동 같은 이스티클랄거리가 이 지역에 있다.
보스포러스 해협 아시아 방향으로 치우친 쪽에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기원 설화의 배경지인 크즈섬과 크즈처녀탑이 있다. 그간 많이 찾지 않던 이스탄불 아시아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가장 큰 사원 참르자 모스크, 해협 건너 갈라타탑과 항구를 마주보는 우스쿠다르 해안산책로, 파스텔톤의 예쁜 아케이드 거리인 쿠즈군축 마을이 아시아 대륙 서쪽 끝에 포진해 있다.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는 고구려의 이웃이었던 돌궐족이 서진하다가 정착한 곳이다. 대표적인 음식 중 케밥은 유목민의 자취이고, 바클라바빵은 서양, 호박쌈밥은 동양식 음식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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