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美정부 제재에도 중동 통신사와 대규모 계약

중동 통신회사 ‘우레두’와 AI칩 수출계약
중동 내 최초 생성형 AI 서비스 상용화 추진
美, 첨단 AI 반도체 중동 대규모 판매에 제동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연합]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동 기업과 대규모 AI 칩 판매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동의 대형 통신회사 ‘우레두’와 대규모 AI 칩 수출계약을 앞선 19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술 포럼을 계기로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서 엔비디아가 우레두에 공급할 AI 칩의 구체적인 제품 성능과 계약 금액 등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레두는 카타르를 기반으로 쿠에이트, 알제리, 튀니지, 오만, 몰디브 등 5개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으로 엔비디아는 AI 전용칩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지즈 알투먼 파코루 우레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 덕분에 우리의 기업간거래(B2B) 고객은 경쟁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향후 18~24개월 이내 제공받게 될 것”이라며 “우레두는 엔비디아의 생성형 AI와 그래픽 처리 기술에 직접 접속할 수 있는 중동 최초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레두는 기존의 40메가와트 용량으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에 20~25메가와트 용량을 추가할 계획이며, 약 10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전력 용량을 3배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이 중동 지역에서 대중 수출 규제 대상인 첨단 AI 전용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중동 지역에서 엔비디아의 ‘H100’, ‘A100’과 같은 첨단 AI 전용칩 판매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 첨단 AI 전용칩을 수출하려는 미국 회사는 미국 정부의 사전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달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와 AMD 등 첨단 AI 칩 제조사들이 중동 시장으로의 대규모 AI 전용칩 수출 허가 신청을 몇 주간 지연시키는 형태로 시간을 끌기도 했다.

다만, 미 정부는 첨단 AI 분야에서 대중 견제라는 큰 틀에 부합하는 선에선 중동 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테아 켄들러 상무부 수출관리 담당 차관보는 올해 5월 초 사우디, 카타르, UAE, 쿠웨이트를 찾아 AI 전용칩 수출 허가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