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는 하루에 한 번만!" 캐나다 캘거리, 물 부족 사태로 절약 강조[통신One]

김남희 통신원 2024. 6. 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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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된 수도관 노후화가 원인, 정상화되기까지 3~5주 소요 예정
악조건 속에서도 '스탬피드' 여름 축제는 그대로 진행
캘거리 대규모 수도본관 파손 수리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2024.06.22/<출처: 캘거리시홈페이지>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인구 약 160만 명의 캐나다 캘거리 시민들이 주요 수도관 파손으로 인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월 5일 주요 수도관이 파손되어 시작되었으며, 도시의 절반 이상이 물 공급을 제한받고 있다. 캘거리 시민들은 최소 7월 5일까지 물 사용을 제한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6월 5일, 캘거리의 주요 수도관 파손은 도시의 물 공급 시스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에 따라 모든 야외 물 사용이 즉시 금지되었고, 시민들은 변기 물 내리는 횟수를 줄이고, 샤워 시간을 단축하며, 세탁과 설거지 횟수를 최소화하도록 요청받았다.

시장 조티 곤덱(Jyoti Gondek)은 고용주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며, 시민들이 아침에 샤워를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곤덱 시장은 이번 사태를 "실망스럽지만, 위험한 상황"이라고 표현하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물 부족 사태는 캘거리의 학교와 공공시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일부 학교에서는 식수대 사용을 제한하고 이동식 변기를 사용하거나 여름 방학을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하게 되었다. 시 공무원들은 수영장의 물을 빼서 교량 청소 및 기타 건설 작업에 사용하는 등 공공시설에서도 물 절약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캘거리의 기업들도 몇 주간 제한되는 물 사용에 있어서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지역의 양조회사인 빅 락 양조장(Big Rock Brewery)은 급수관 파손 이후 생산을 줄이며 이미 50만 리터의 물을 절약했다. 이 회사는 여름을 앞두고 매출과 축제를 대비해 충분한 생산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앞으로 3~5주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여름 시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캘거리 하루 물 사용량. 수도관이 터지며 시민들에게 물 절약을 당부하고 있어 하루 물 사용량이 줄어들고 있다. 2024.06.22/<출처: 캘거리시 홈페이지>

캘거리 대학의 토목공학과 부교수 케리 블랙(Kerry Black)은 이번 사태가 캐나다 전역의 노후화된 인프라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수도관 및 하수관 등의 수자원 인프라의 30%가 열악한 상태에 있으며, 상당 부분이 50년 이상 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 부교수는 인프라가 노후화되어 수리 및 교체에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로 캘거리 시민들은 거리와 운동장이 물에 잠기는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큰 충격을 받았다. 파손된 수도관에서 쏟아져 나온 물은 캐나다 횡단 고속도로의 일부를 잠기게 하며, 대규모 교통 혼란을 초래했다.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을 위해 필요한 물이 부족해질까 봐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소방차가 소화전에 연결했을 때 물이 조금씩 나오기만 하면 화재 진압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이러한 상황을 피하고자 더욱 물 절약에 힘쓰고 있다.

물 부족 사태로 인해 캘거리에서 매년 열리는 대규모 축제이자 로데오 행사인 ‘스탬피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7월 초에 열리는 이 10일간의 축제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야외 쇼라고 불린다. 로데오·전시회·퍼레이드·콘서트·농업 경연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로 구성되어 해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은다. 또 관광 수입으로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사이다.

캘거리 비상관리국(CEMA)의 코비 듀어 국장 대행은 축제와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며 단지 약간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2013년 홍수와 비슷한 상황이라도 2024년 스탬피드도 취소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스탬피드의 CEO인 조엘 카울리는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스탬피드가 계속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번 행사는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캘거리시는 파이프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북미 전역의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접촉했으며, 수리에 3~5주가 소요될 예정이지만 중장비가 월요일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에게 물 사용량을 줄이도록 계속 촉구하는 한편, 캘거리 비상관리팀은 물 절약을 위한 협력을 계속 진행 중이다. 곤덱 시장은 700명 이상의 상업 사용자와 접촉하여 물 소비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했으며, 개인 물 사용자도 변기 물 내리기 횟수를 줄여 도시 전체에서 약 1250만 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캘거리의 물 부족 사태는 도시 인프라의 중요성과 지속적인 유지 보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곤덱 시장은 "다른 도시들도 캘거리와 같은 사태를 겪을 수 있다"며 전국적인 인프라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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