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빠진’ 의·정 대화 시작되나…출구 전략은 ‘동상이몽’

강윤서 기자 2024. 6. 2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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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료계 특위·정부, 의료 정상화 ‘대화’ 공감…전공의는 불참
26일 국회 청문회 ‘변곡점’ 되나…‘정책 결정 과정’ 질의 전망
서울대병원 중심으로 ‘집단 휴진’ 제동…27일 세브란스병원 휴진 계획 주목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환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4개월째 이어진 의료공백 사태의 출구전략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의료계 집단 휴진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들과 의사단체들을 중심으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특위)가 출범하면서 의·정 대화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다만, '의정 갈등'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특위에 불참한 점이 여전히 뇌관으로 남을 전망이다.

24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현 의료 공백 사태에서 대정부 투쟁과 협상 과정에 나설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설치하고 지난 22일 첫 회의를 열었다.

올특위는 강경파인 임현택 의협 회장이 뒤로 빠지고 의대 교수, 전공의, 지역의사회 등 의료계 전반을 아우르는 조직이다. 정부가 계속 주문했던 '의료계 단일안'을 내놓아 의·정 간 대화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실제로 첫 회의 후 올특위와 정부는 "형식, 의제에 구애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을 환영한다"(올특위), "조건 없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현안에 대한 논의에 참여해 주기 바란다"(보건복지부) 등의 입장을 내놓아 대화에 기대가 높아졌다.

다만 의제에 '2025년 의대 정원'을 포함할지에 대해서는 양측의 견해차가 명확하다. 올특위는 지난 22일 회의 후 "2025년 정원을 포함한 의정 협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반면, 복지부는 의료계 측 입장이 나온 직후 "2025년 의대 정원은 그 절차가 이미 마무리됐으므로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전공의가 올특위에 불참한 점도 핵심 변수다. 특위에는 전공의 몫으로 공동위원장과 위원 3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몫으로 위원 1명 자리가 있다. 그러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참 의사를 밝히고 첫 올특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을 시작한 지난 2월부터 고수한 '7대 요구안'을 여전히 협상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생들 역시 올특위 참여에 부정적이다.

오는 26일 열리는 국회 청문회도 의·정 갈등에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의료계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개최하는 '의료계 비상상황 청문회'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정책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청문회에선 4개월 넘게 이어지는 의정 갈등 해결책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복지부 장·차관 등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정부에 맡겨선 의정 갈등 해결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청문회 개최를 통해 일방적인 정부 행태를 국민들께 소상하게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측 증인으로는 조규홍 장관, 박민수 2차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신청됐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의사 단체 관계자들도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0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의료계가 추진하고 있는 무기한 휴진도 계획대로 실시될지 관심이 쏠린다.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던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철회' 결정이 의료계 전체로 확산할 경우 의·정 대화 분위기도 더 빠르게 조성된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의협과 세브란스병원은 오는 27일, 서울아산병원은 다음 달 4일 각각 휴진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다른 '빅5' 병원도 휴진 여부를 논의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교수들과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의대 교수들은 오는 25일 각각 이와 관련한 총회를 연다.

올특위는 당초 22일 회의에서 휴진 계획을 재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특위 측은 회의 후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설명과 함께 "정부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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