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해병대원 특검 발의’ 주장…당권경쟁자·친윤 “용산 협박” 반발

차기 국민의힘 대표가 되면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국민의힘에서 특검법 논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경쟁 주자들은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냈고, 당내에선 친윤(친윤석열) 주류를 중심으로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습니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은 “논란을 종결시킬 대안”이라며 특검법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오늘(24일) SBS 라디오에 출연, 자신이 주장한 제삼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 “대법원장이 특검을 선정하는 내용”이라며 “합리적 대안 제시 없이도 이 논란을 종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선수(민주당)가 심판(특검)을 고르는 민주당 법안을 민주당이 고집한다면 그 법은 통과되면 안 된다”며 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민주당의 특검법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지만, 당내에서는 향후 재표결 정국에서 한 전 위원장의 특검 주장이 여당의 단일대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곽규택 당 대변인은 오늘 국회에서 한 전 위원장의 특검법 주장에 관한 질문을 받고 “당의 입장이 있을 수 있나”라며 특검법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당권 경쟁자들은 이틀째 강공에 나섰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공수처 수사가 끝난 뒤 (그 결과가) 이상하면 당연히 특검으로 가야 한다”면서 “그런데 지금부터 저렇게 하면, 한동훈 특검법도 야당이 발의했는데 (찬성) 여론이 높으면 특검을 하겠나, 묻고 싶다”고 꼬집었습니다.

윤상현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의도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당 대표, 당정관계 파탄이 불 보듯 뻔하다. 대통령의 탈당을 원하는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적 의혹이 없나”라고 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현 정권과 차별화는 대선 1년 전부터 시작돼야 하는데 ‘얼치기 후보’는 벌써부터 현 정권을 흔드는구나. 채상병 특검 발의에 동참할 여당 의원이 있겠나”라고 적었습니다.

반면 해병대원 특검에 찬성 입장을 밝혀온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미 특검이 아니고서는 국민적 의혹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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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sj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