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다"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미국 출장길 오른 이유
'반도체 전설' 짐 켈러, 피규어 AI 창업자이자 CEO인 브렛 애드콕 등과 회동
정의선 회장, 10월 美 전기차 공장 준공식 참석 가능성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최근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잇달아 미국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계 총수들은 빠르게 재편 중인 인공지능(AI) 사업을 확인하고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AI 동맹 강화'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분석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 간 미국 테네시주,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살피고 신사업 현황을 살폈다. 먼저 테네시주에서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의 사업장을 방문하고 시장 ·고객 트렌드, 통상정책 등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특히 구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AI스타트업을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피기도 했다. AI 반도체 설계업체인 텐스토렌트 짐 켈러 CEO와 만나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경향을 논의했다. 또 피규어 AI 창업자이자 CEO인 브렛 애드콕과도 만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는 등 AI 협업 범위를 넓혔다.
이번 출장 기간 구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담당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출장에 동행했다. 최 회장의 미국 출장은 4월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 후 약 4개월 여 만이다.
최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모색을 우선순위로 둔다. 방문 지역 또한 빅 테크들이 모여있는 새너제이 실리콘밸리에 국한하지 않고 현지 파트너사들이 있는 미국 여러 곳이다.
SK그룹은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AI에 필요한 모든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시스템 구현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로리(HBM)와 AI 서버 구축에 최적화된 고용량 DDR5 모듈, 엔터프라이즈 SSD(eSSD) 등을 앞세워 글로벌 AI용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달 초 2주 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이 회장은 미국 동부에서 버라이즌 CEO와의 회동 등 일정을 소화한 뒤 서부로 날아가 글로벌 IT 산업을 주도하는 메타, 아마존, 퀄컴 등 IT‧AI‧반도체 분야의 빅테크 기업 CEO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졌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임직원들에게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 삼성 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은 AI와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갖고 AI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앞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한 지 4개월 만으로,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조만간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10월 조지아주에 있는 전동화 차량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개최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 정 회장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 회장은 2022년 10월 HMGMA 기공식에 이어 지난해 9월에도 조지아주를 방문해 직접 현장을 점검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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