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의사 진료거부로 수련병원 74.5% 비상경영체제…생존권 위협”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2024. 6. 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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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의사 진료거부로 전국 상당수의 병원이 운영에 파행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보건의료노조는 4월24일~5월22일까지 총 113개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달까지 의료 진료거부 사태로 인해 비상경영을 선포한 의료기관은 총 52곳이라고 밝혔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대형병원들이 의사 업무를 일부 지원하는 진료지원(PA) 간호사를 활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훈련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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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자금난…차입경영 시행하는 곳도 있어”
“PA간호사 시범사업, 의료사고 발생…전면투쟁 나설 것”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 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의사 진료거부로 전국 상당수의 병원이 운영에 파행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보건의료노조는 4월24일~5월22일까지 총 113개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달까지 의료 진료거부 사태로 인해 비상경영을 선포한 의료기관은 총 52곳이라고 밝혔다.

또 전공의 수련병원인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 47곳 중 비상경영을 선포한 곳은 35곳(74.5%)으로 집계됐다.

비상경영 중인 병원에서는 병상 운영 효율화, 인력 운영 효율화, 비용 절감 등이 시행되고 있다.

병상 운영 효율화는 일반병동 통폐합∙축소, 중환자실 병상 축소 운영, 수술실∙회복실 통폐합 운영, 진료과 축소 운영, 병상수 조정, 긴급치료병상 확충 계획 보류 등이다.

또 인력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인력 동결과 한시적 정원 감축, 정규직 신규직원 채용 중단∙발령 유예, 무급 휴가제, 진료지원인력(PA) 확대 등이 이뤄지고 있다.

비용 절감 방안은 시설투자 지연∙중단, 장비구입 최소화, 신규사업 축소∙연기, 연차 휴가 사용 확대, 시간외 근무 제한∙통제, 연장근로에 대한 보상휴가제 시행, 근무시간 단축, 야간근로∙당직 근무 축소 등의 시행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극심한 자금난으로 건강보험 청구 주기를 단축하거나 월 200억원이 넘는 차입경영을 시행하는 곳도 있었고, 계약 시기와 구매 일자를 조정하거나 재료비와 약품, 공사 대금을 연기하는 조치도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폐쇄∙축소해 운영 중인 곳은 24곳으로 파악됐다"며 "대형병원들은 신규 간호사 채용을 중단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등의 전문 인력이 보호자나 간병인 대신 입원 환자의 식사와 세면, 활동 보조 등의 간병부터 치료에 필요한 간호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대형병원들이 의사 업무를 일부 지원하는 진료지원(PA) 간호사를 활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훈련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실태조사에 참여한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 47곳 중 43곳(91.5%)이 PA간호사를 늘렸고, 14곳(29.8%)은 증가한 업무에 대해 교육∙훈련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PA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의료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의료기관은 1곳이었고, 근접오류(아차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답한 곳은 8곳"이라며 "의사 업무를 PA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PA간호사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보건의료노조는 환자와 노동자들이 피해자가 되는 것을 더는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6월 내 진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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