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조만간 네옴시티 사업 축소할 수도...돈 모자라
조만간 계획 수정 발표할 듯
유가 정체로 사우디 재정적자 심각, 외국 투자자 찾기 어려워
애초에 과장된 계획, "완성된 부분만으로도 대단할 것"
[파이낸셜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난해부터 사업 축소 의혹이 제기됐던 ‘네옴시티’ 사업 계획을 조만간 재조정하고 일부 사업을 축소 및 연기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나왔다. 관계자들은 국제 유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사우디 정부의 재정난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네옴시티 건설 규모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정부는 지난 2016년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새로운 경제 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네옴시티와 더불어 수도 리야드에 2030년까지 활주로 6개를 갖춘 ‘킹 살만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등 다양한 건설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쪽 타부크주 홍해 인근 사막에 서울의 44배 규모인 2만6500㎢ 의 부지에 조성하는 저탄소 신도시다. 네옴시티는 바다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와 ‘더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태양광과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로 가동된다.
이 가운데 더 라인은 길이 170km, 폭 200m, 높이 500m에 달하는 초대형 건물이다. 사우디 정부는 해당 건물 안에 150만명이 거주하는 친환경 신도시를 만든다고 주장했으나 세계 주요 건축 관계자들은 비현실적인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네옴시티에 필요한 예산은 당초 5000억달러(약 694조원)로 추정되었다. 이는 사우디 1년 예산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BBC는 전문가를 인용해 실제 총 소요 예산이 2조달러(약 2779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산유국이었던 사우디는 국제 유가가 정체되는 가운데 정부 지출이 늘면서 2022년 말부터 재정 적자에 빠졌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022년 6월에 배럴당 112.24달러에 이르렀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여 80~9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가 적자를 극복하려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96.2달러까지 올라야 한다. 21일 기준 브렌트유 종가는 배럴당 82.33달러였다. 올해 사우디 정부의 적자는 210억달러(약 29조원)로 추정된다.
네옴시티 관련 예산은 대부분 사우디국부펀드(PIF)에서 지분 투자 형태로 조달된다고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IF의 현금은 지난해 9월 기준 150억달러(약 20조원)로 2022년(500억달러)에 비해 급감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달 초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주식 112억달러 어치 매각해 PIF에 돈을 보탰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서방 언론들은 같은달 관계자를 인용해 네옴시티 계획이 대폭 축소되었다고 주장했다. 매체들은 더 라인의 길이가 2.4km로 줄었고 거주 인원도 30만명으로 감소했다며 계획 자체가 98.6% 축소되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알 자단 재무장관은 지난해 말 발표에서 비전 2030 관련 사업에 대해 “특정 사업은 3~5년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알 자단은 4월 WEF에서 “우리는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일부 사업은 확장하고, 일부는 축소하며, 일부는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시하비 네옴시티 자문위원회 위원은 BBC를 통해 비전 2030의 사업들이 “일부러 과장된 수준으로 설계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계획들은 원래 욕심이 과한 수준으로 제작되었으며 사우디 역시 계획 중 일부만 제때 완성된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완성된 부분만으로도 대단한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팀 캘런 객원 연구원은 네옴시티 및 기타 사업과 관련해 “PIF가 필요한 자금을 대는 것은 갈수록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우디 정부가 국채 발행으로 PIF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캘런은 “사우디 정부는 투자자들이 보기에도 욕심이 과해 보이는 사업을 놓고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갈수록 설득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투자자들 입장에서 “궁극적으로 투자 수익이 어디서 나올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네옴시티 사업 규모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빈 살만은 2022년 11월 한국을 방문했으며 한국 기업들과 비전 2030 사업을 논의했다. 당시 사우디 정부는 한국의 기관 및 기업들과 29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업무협약(MOU) 26개를 체결했고 상당수가 네옴시티 관련 사업이었다. MOU 가운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금액은 지난 4월 기준 1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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