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과해" 다툰 학생 지도했다 '아동학대' 송치된 교사들

/사진=뉴시스

전북 군산 한 중학교 교사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사과를 강요했다는 이유다. 교육계는 "정당한 생활지도에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은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북 한 중학교 교사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됐다. 두 교사는 학생 간 다툼에 대해 사과 지도를 한 게 전부다. 경찰 결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 3월 전북 군산시 한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 간 욕설이 오가는 다툼이 발생했다. 이에 교사들은 "서로 잘못이 있으니 사과하고 끝내면 어떻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욕설을 들은 학생은 사과하는 것을 거부했고, 이 학생 학부모는 경찰에 담임교사와 가해 학생 담임교사 등 2명을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해당 교사들은 지난 4월 초에 이뤄진 2차례 소환조사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거석 전북교육감도 '아동학대가 아니다'라는 의견서를 경찰서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교사들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최근 군산지검에 송치했다.

오 회장은 "이 사건을 아동학대 혐의로 인정한 군산경찰서를 강력 규탄한다"며 "서이초 교사 순직 이후 1년간 교권 5법 개정과 제도 정비를 통해 이뤄낸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법령조차 아동학대처벌법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인가"라며 성토했다.

해당 교사들은 "매우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지도가 왜 아동학대로 판정이 됐는지 경찰에 묻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단 이틀간 진행된 생활지도였으며, 지도가 이뤄진 장소는 1학년 교무실이기 때문에 학대 요인이 전혀 없다"고 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