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냥이 요람에서 무덤까지"...펫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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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의 발달로 사람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수명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반려견 275만여마리 중 9세 이상의 노령견은 114만6241마리로 집계됐다. 노령견 비중도 2019년 37.7%에서 41.4%로 늘었다. 매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노령견 수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령견이 늘자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의 최대 양육 관심사는 건강관리(55%)로, 양육, 외출, 여행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2022~2023년) 지출한 반려동물 치료비도 78만7000원으로 2021년(46만8000원)보다 68.2% 증가했다. 특히 반려동물의 나이가 많을수록 치료비 지출이 늘면서 15세 이상 반려견의 평균 치료비는 115만4000원에 달했다.
지난해 초에는 비문 신원 파악기술을 보유한 '펫츠랩'도 인수했다. 코 주름인 비문은 일종의 지문으로, 반려견의 신원을 파악하고 실종견도 찾을 수 있다. 반려동물용품 커머스몰인 페오펫몰도 운영 중인데, 반려동물 신원 등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객을 확보해 과도한 광고 집행도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펫나우도 비문으로 강아지를 찾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펫나우가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강아지 비문, 고양이 형체 등을 입력하면 99% 이상의 정확도로 반려동물 식별이 가능하다. 반려동물의 몸에 인식표를 달거나 몸 안에 인식 칩을 넣을 필요 없이 생체정보로 반려동물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 해당 기술로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전자 검사키트의 면봉을 반려동물 잇몸에 문질러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해 피터페터에 보내면 2~4주 안에 결과가 나온다. 검사 결과는 A4 200장에 이를 정도로 매우 자세하게 제공한다. 유전병별로 반려동물 관리 방법, 건강검진 추천 항목 등을 제공한다.
피터페터 관계자는 "동물병원에서 받는 유전자 검사는 항목당 5~6만원의 비용을 받는데, 피터패터는 최대 19만9000원으로 최대 79개의 항목에 대한 검사가 가능해 약 90% 이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프리메드는 혈액암에 걸린 반려견을 대상으로 항암제를 추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는 반려견 항암제의 종류는 약 10개다. 항암제에 따라 치료 효과나 재발 가능성 등은 천차만별이다. 3개월 정도 진행되는 항암 치료 비용은 수백만원에 달한다.
임프리메드 관계자는 "강아지의 암 세포를 직접 검사해 약물에 대한 반응을 미리 테스트하고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찾는 것을 도와 치료 효과를 높이고 비용도 줄여주고 있다"며 "항암제 추천 정확도는 약 85%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전역 동물병원 250여곳의 종양 전문 수의사들이 약 6000마리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임프리메드 서비스를 통한 항암 치료를 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펫보험 상품 보장범위에 임프리메드 서비스가 포함되는 등 보험시장과 연계도 이뤄지고 있다.
향후에는 고형암 등 항암치료 대상 질환을 늘리고 항암제 추천용 유전자 검사키트도 출시할 예정이다. 반려동물 시장을 넘어 사람을 대상으로 맞춤형 항암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등 사업 영역도 넓혀갈 계획이다.
수의사 비대면 진료 서비스도 등장했다. 에이아이포펫은 반려동물 건강관리 '티티케어'를 통해 반려동물의 눈, 피부, 치아, 걷는 모습을 촬영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1분 내 건강이상 징후를 식별한다. 티티케어가 식별하는 건강징후는 총 20가지다.
검사 정확도는 평균 95%다. 검사결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타날 징후와 증상, 받아야 하는 검사, 관리 방법 등도 알려준다. 제휴 동물병원과 비대면으로 수의사와 영상통화 진료 및 채팅 상담도 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비용은 1건당 1만5000원이다.
21그램은 반려동물 장례식장 21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담당 장례 지도사가 단독 추모실을 제공하고 화장을 시켜준다. 수목장, 납골당 등 추모 방법도 다양하다. 지난해에만 7000여건의 장례를 진행했다. 프리드라이프 등 상조기업과도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원목 액자나 털 목걸이, 천년포, 꽃다발 등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남양주, 경기 광주, 천안에서 3개 지점을 운영 중인데 올해까지 전국에 10개 매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검토 중이다.
한편, 반려동물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일반 헬스케어 기업들도 있다. 사람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규제가 덜 까다롭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는 한 제조시설에서 인체·반려동물용 의약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생체전류 기반 칫솔 '트로마츠'를 개발한 프록시헬스케어는 반려동물 구강케어 브랜드 '오리즈'를 런칭했다. 트로마츠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반려견 전용 미세전류 칫솔이다. 자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상처 재생률은 34% 증가했고 세정력도 2.6배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수혈용 인공혈액을 생산하는 아트블러드도 반려동물용 인공혈액 개발 기업에 선정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반려견 수혈용 혈액의 90% 이상은 열악한 환경에 사육되는 공혈견으로부터 공급돼 비윤리적이란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람보다 동물에 대한 임상시험은 비교적 간단해 내년 동물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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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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