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셀바이오 “손으로 쓰는 3D 바이오프린팅 펜 실용화” [스타트업in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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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은 사람이 상상한 것을 그대로 인쇄하는 기술로 주목 받았다. 이 가운데 바이오 3D 프린팅은 사람의 세포와 생체 재료를 활용, 피부와 혈관 등 생체 조직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것을 사람의 몸에 이식해 복원하는 것도 된다. 노인섭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스타트업 ‘매트릭셀바이오’의 주요 사업이기도 하다.
매트릭셀바이오는 바이오 3D 프린팅의 활용 범위를 넓힐 이동형 제품 ‘바이오워크 펜(BIOWORK PEN)’을 만든다. 이전에도 바이오 3D 프린터는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환자의 체외에서 피부를 비롯한 손상 부위에 도포할 구조체를 제작,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고정된 장소에서만 사용 가능했다.
매트릭셀바이오의 바이오워크 펜의 장점은 많다. 먼저 손으로 들고 사용 가능한 기기로, 사용자가 손에 들고 환부에 직접 프린팅 가능하다. 기존 바이오 3D 프린터가 대응 불가능한 영역, 예를 들면 면적이 넓은 피부 혹은 모습이 복잡한 연골에 직접 사용 가능하다. 생체에 직접 프린팅하는 방식이라 체외 조직재생 공정도 모두 생략 가능하다.
기존 바이오 3D 프린터의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한 점도 돋보인다. 기존 제품은 소재(세포를 포함한 바이오잉크)를 주사기 혹은 공기 압력으로 압출해 프린팅한다. 이러면 바이오잉크의 성분들을 균질하게 혼합, 분산하기 어렵다. 자연스레 프린팅 시간이 길어지고 그 동안 세포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손상됐다. 스크류 압출 기술이 이 단점을 해결할 것으로 주목 받았으나, 세포를 손상시키는 문제가 발견됐다.
노인섭 대표와 매트릭셀바이오 임직원들은 위 단점을 없앤 새로운 스크류 압출방식을 고안, 세포를 즉석에서 혼합하고 프린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워크 펜의 고유의 소재압출 구조는, 세포를 하이드로젤과 혼합하는 동시에 프린팅하는 1개 공정으로 이뤄진다. 덕분에 세포들에게 스트레스를 가하지 않고, 균질하게 분산된 생체조직 구조체를 만든다. 이 방식은 기계적으로 조절하는 덕분에 표준화도 가능하다.
매트릭셀바이오 바이오워크 펜은 손으로 잡고 직접 프린팅 할만큼 크기가 작은, 이동형 바이오프린터다. 환부나 생체에 직접 가져다 대고 세포가 포함된 바이오잉크를 프린팅한다. 이러면 전체 비용을 많이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서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없앤다.
바이오워크 펜의 또 하나의 장점은 생체적합 소재(하이드로 젤)를 상온에서 사용하는 친환경 의료기기라는 점이다. 필라멘트 소재가열 압출식(Fused Deposition Modeling, FDM) 3D 프린터로 구조체를 만들려면 고온에서 필라멘트를 녹여야 한다. 이 때 발생하는 유독가스가 사용자의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트릭셀바이오의 제품은 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바이오워크 펜을 기존 바이오 3D 프린터에 장착하면, 기존의 3차원 구조물과 동일한 정밀도를 구현 가능하다. 덕분에 정밀의료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노인섭 대표는 바이오워크 펜을 연구용 체외 의료기기 외에 조직 재생, 그 중에서도 연골이나 피부 등 연조직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로 상정한다. 이 제품인 응급의학센터나 앰뷸런스에 배치 가능할 정도로 부피가 작고, 현장에서 자유롭게 환자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 연골이나 피부를 다친 응급 환자를 이송하기 전 단계에서, 환자 상태와 조건에 따라 필요한 약물을 하이드로젤과 현장에서 혼합해 환부에 도포하는 응급조치가 가능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세포와 약물, 하이드로젤의 조성 비율을 조절, 환자 맞춤형으로 소재의 물성을 바꿔 쓰는 것도 손쉽다.
물론, 매트릭셀바이오 바이오워크 펜과 소재는 연구용으로 사용 가능하고, 식약처의 인증을 받으면 의료기기로도 안전하게 쓴다. 노인섭 대표는 이미 바이오데이터 검증을 위한 동물실험을 진행 중에 있으며, 안전성 검증 자료를 확보해 의료기기의 안전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매트릭셀바이오는 바이오워크 펜을 만들 때 쓴 기술 대부분을 발빠르게 국내와 미국, 유럽 등 해외로 특허를 출원했다. 세계 선진국들이 운영하는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준비도 마쳤다.
나아가 이들은 바이오워크 펜에 이어, 바이오펜과 기존 바이오프린터를 융합한 새로운 유형의 바이오 3D 프린터와 이에 적합한 바이오잉크 소재 생산도 준비한다. 매트릭셀바이오의 바이오 3D 프린터는 액체와 고체의 중간 상태인 젤 형태 소재를 쓴다. 우리 몸에 무해한 소재를 저렴한 가격으로 개발해 교육용과 연구용으로 보급하고, 안전성을 검증받아 첨단의약품으로도 쓰도록 연구 중이다.
노인섭 대표는 이 제품에 자신의 과학·공학 지식을 반영했다. 앞서 그는 생체재료와 약물 전달 연구를 수행했고, 국가지식위원회와 식약처 인허가 활동도 활발히 했다. 여기에 생체 재료 연구 전문가인 연구소장, 메카트로닉스·생체재료·세포배양 경력을 가진 연구원들이 속속 합류했다. 기술이전과 특허출원, 시장조사 전문가 그룹도 매트릭셀바이오에 힘을 싣는다.
노인섭 대표가 학생을 가르치는 곳이자 매트릭셀바이오의 요람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역시 기술 구현을 도왔다. 창업보육센터와 기술지주회사는 연구 공간과 시설을, 창업지원단은 예비창업패키지를 포함한 초기 기업 지원정책을 제공했다.
서울과기대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매트릭셀바이오는 바이오워크 펜, 펜에 적합한 바이오잉크, 펜을 융합한 바이오 3D 프린터 등의 시제품을 완성해 바이오펜 생태계를 구축했다. 기술과 기기의 특허 출원, 안전성과 유용성 검증 작업과 양산 설비 구축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이어 노인섭 대표는 다음 도전 과제이자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 투자금 유치와 제품화에 나선다. 그래야 제품을 생산, 우리나라 내외의 시장에 공급하고 판매망 확대와 홍보 마케팅 등 스케일업이 가능해서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 매트릭셀바이오는 해외 기업과 기관으로부터 효용성을 인정 받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미 유럽 기업 두 곳이 매트릭셀바이오를 눈여겨보고 시험용 기기를 요청했다. 국내 기업과는 제품화 협력을 논의 중이다. 미국 대학교들도 바이오워크 펜에 관심을 보여 공동연구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과의 공동 연구를 성공리에 마쳐 자연스레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기술과 제품 수준을 인정받아 해외에 진출할 근거로 삼는 것이 노인섭 대표의 계획이다.
노인섭 대표는 “바이오워크 펜과 바이오잉크 제품을 활용해 매트릭셀바이오의 스케일업을 이끌 것이다. 이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과 바이오잉크 등 우리가 잘 하는, 앞으로 하기를 원하는 사업에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IT전문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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