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으로 빚없이 자금 확보…올해 비금융사 2.5조 발행

김남석 2024. 6. 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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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상 빚을 내지 않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아 신용등급 등을 관리해야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발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이 영구채로 분류되지만, 기업의 재무부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뤄지는 것인 만큼 향후 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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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 육박
"재무부담 이연될 뿐…문제될 수도"
[연합뉴스 제공]

회계상 빚을 내지 않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아 신용등급 등을 관리해야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발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이 영구채로 분류되지만, 기업의 재무부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뤄지는 것인 만큼 향후 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올들어 비금융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2조422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년도 되지 않아 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2조6223억원)에 근접했다.

신세계건설이 지난달 말 올해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6500억원(연 이자율 7.078%)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SK인천석유화학이 지난 3월 연 이자율 6.497%에 발행한 4600억원이 뒤를 이었다. CJ대한통운(1500억원), CJ CGV(1500억원), 효성화학(1000억원)도 모두 올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가지는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영구채로도 불린다. 회계상에는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잡힌다.

부채비율(부채 총액을 자본으로 나눈 비율)은 높이지 않고도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최근 들어 기업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이 늘어나면서 기존 807%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지만, 회계상으로 자본이 늘어나면서 부채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영구채로 분류되긴 하지만 대부분의 신종자본증권이 5년 뒤 조기상환 콜옵션 조건을 가진 만큼, 회계 수치와 다르게 기업의 재무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년 콜옵션 조건을 지키지 않을 경우 약정한 만큼 금리가 높아지는 스텝업 조항이 붙는다. 5년 뒤 다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기존 영구채를 상환할 수 있지만, 이는 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한 회계 전문가는 "콜옵션이 붙어 있긴 하지만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방안도 많다"며 "회계상 기업의 경영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갚아야 할 채권이라는 점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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