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5차 폭우…장마가 달라졌다 [친절한 뉴스K]
[앵커]
지난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제주도에선 하루 기준으로 역대 두번 째인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최근 장마는 우리가 알던 과거의 장마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무엇이 왜 달라진 건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과거 장마는 한 달가량 이어졌고 1년 강수량의 3분의 1 정도의 비가 내렸습니다.
7월 말 장마가 끝나면 찜통더위가 몰려왔죠.
최근 장마는 어떨까요?
장마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거나 강수 일수가 뚝 떨어진 마른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다음 해엔 2차 장마에서 폭우가 쏟아졌고 장마 기간에 역대 최대 강수량을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전통적인 장마의 공식이 깨진 겁니다.
장마철 강수 형태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과거엔 비가 전국에 고르게 내렸지만, 최근엔 집중호우가 동반됐습니다.
또 장마가 끝난 뒤에도 강수량이 급증하고 있고 9월까지 4차, 5차 폭우가 잇따르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강수 집중 시기가 변하면서 이제는 장마가 아닌 '한국형 우기'로 분류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올 정도입니다.
기상청도 이미 지난 2009년 장마의 시작과 종료에 대한 예보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김성묵/기상청 예보정책과장 : "쉽사리 장마가 종료됐다라고 알려드리지 않아요. 왜냐면 이제 방심하거나 휴가를 가거나 이런 상황이 나타날 수 있고, 게다가 방재 대응도 조금 완화될 수 있거든요."]
최근 장마의 두드러진 특징은 비가 좁은 지역에 강하게 내린다는 겁니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전체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주요 원인은 온난화 탓에 많아진 수증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발 수증기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티베트 고원에 막혀 중국 남부에 갇혀 있던 수증기가 한반도로 흘러들어오며 폭우의 재료가 됩니다.
[손석우/한국기상학회 재해기상특별위원장/서울대 교수 : "상식적으로 보면 바다에서 수증기가 들어오는 게 더 많을 것 같은데, 오히려 중국 내륙에서 들어오는 게 훨씬 더 위험해요. 서해를 지나가면서 또 수증기를 공급받아요. 한꺼번에 들어온 것들 요즘에 많이 이용하는 표현으로 '대기의 강'이라고…"]
온난화에 따른 시베리아의 고온 현상은 폭우의 방아쇠가 됩니다.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한반도로 밀려오면서 수증기를 만나 폭발적으로 비구름이 생깁니다.
[김성묵/기상청 예보정책과장 : "따뜻한 공기만 있으면 사실 폭우가 안 내릴 수도 있어요.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만나서 섞이니까 소용돌이가 생기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게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맛비의 양상이 국지적인 폭우로 바뀌면서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은 폭염에 노출되는 등 복합적인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지훈/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장마철에는 폭우의 위험도 있고 폭염에 의한 피해도 있다. 장마전선 강화에 의한 집중호우뿐만 아니라 우리가 복합적으로 재난 관리하는 측면에서 염두에 둬야…."]
전문가들은 장마가 기존의 틀을 벗어나면서 피해 예방과 대비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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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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