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축일 노린 범행… 러 이슬람 테러리즘 직면

이현욱 기자 2024. 6. 24. 12: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45명의 사망자가 나온 테러 발생 3개월 만에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또다시 발생했다.

대표적인 이슬람 권역인 다게스탄은 러시아 내에서 가장 빈곤하고 치안이 불안한 지역으로 무슬림 분리주의 반군의 테러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곳이다.

또 러시아가 IS가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체첸 지역에 개입하면서 IS와 충돌하는 것도 테러 위협이 높아지는 이유로 꼽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러 서남부 다게스탄 총격·방화
경찰관 15명·신부 1명 등 사망
러 당국 총격범 6명 사살 발표
구청장 아들 2명 테러 연루혐의
테러 당한 러시아… 불타오르는 검은 연기 23일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에서 이슬람국가(IS) 소속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의 총격 테러를 받은 유대교 회당에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45명의 사망자가 나온 테러 발생 3개월 만에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또다시 발생했다. 대표적인 이슬람 권역인 다게스탄은 러시아 내에서 가장 빈곤하고 치안이 불안한 지역으로 무슬림 분리주의 반군의 테러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곳이다. 이번 테러로 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등 유럽 각국도 테러 위협에 노출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BBC에 따르면 이날 다게스탄에서 IS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총격·방화 등 테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쳤다. 이날 테러범들이 유대교 회당과 정교회 성당 등 종교 시설과 관계자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을 고려하면 테러 이유가 종교적인 면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총격범들이 정교회의 축일인 오순절을 맞아 다게스탄의 데르벤트와 마하치칼라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에 힘이 실린다. 데르벤트는 고대 유대인 공동체의 본거지로 유명하고, 마하치칼라는 다게스탄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이다.

경찰, 지역 봉쇄 23일 총격 테러가 발생한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경찰들이 테러 발생 지역을 봉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슬라브 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중앙아시아 지역의 이슬람과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또 러시아가 IS가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체첸 지역에 개입하면서 IS와 충돌하는 것도 테러 위협이 높아지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 3월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도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 싱크탱크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는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이슬람 테러리즘에 직면했다”며 “극단주의 이슬람 운동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은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사람들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인종 간 폭력과 종교 간 폭력에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날 테러에 가담한 총격범의 정확한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마하치칼라에서 4명, 데르벤트에서 2명 등 총격범 6명이 사살됐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총격범들은 한 국제 테러 조직의 지지자”라면서도 조직의 이름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날 다게스탄 조사위원회 수사국은 러시아 연방 헌법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마하치칼라 세르코갈린스키구의 마고메드 오마로프 구청장이 체포됐는데, 오마로프 구청장의 아들 2명이 테러 연루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푸트니크통신은 “용의자들이 다게스탄을 탈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수사 당국이 카스피해 지역 항구를 폐쇄하는 등 탈출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