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에 南 지원 의류…"칼로 잘라 적대감 표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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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살포한 오물풍선에서 과거 남한 업체가 보냈던 의류가 잘린 채 발견된 사실이 24일 확인됐다.
이날 통일부는 4~11일 수집한 북한발 오물풍선 약 70여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북한은 과거 대북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의류를 보내온 남한 업체의 옷을 오물풍선에 실었다.
북한은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5월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담배꽁초 등을 담은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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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워 신은 양말 등 어려운 생활실태 노출
훼손된 수령 관련 문건도…"주민 반감 반영"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이 최근 살포한 오물풍선에서 과거 남한 업체가 보냈던 의류가 잘린 채 발견된 사실이 24일 확인됐다.
이날 통일부는 4~11일 수집한 북한발 오물풍선 약 70여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북한은 과거 대북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의류를 보내온 남한 업체의 옷을 오물풍선에 실었다. 이 업체는 2000년부터 최근 2017년까지 다양한 계기로 민간단체 등을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고 한다.
넥타이, 청재킷 등을 가위나 칼로 심하게 훼손해 한국산 물품에 대한 반감·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적대국 교전국 기조 부각과 함께 대북전단 문제에 대한 극도의 반감을 표출하는 용도로 과거 지원물품을 훼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반 생할 쓰레기보다 일정 크기의 폐종이·비닐·자투리천 등이 다수였던 점으로 볼 때, 살포용 쓰레기는 급조된 것으로 보인다.
페트병은 라벨이나 병뚜껑 등을 제거해 상품정보 노출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생활실태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노력에도 북한 내부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쓰레기가 여러 개 포착됐다.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몇 번씩 기워 신은 구멍 난 양말, 구멍 뚫린 유아용 바지, 옷감을 덧대 만든 장갑, 옷감으로 만든 마스크 등이 포함됐다.
당국자는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재원 탕진과 비현실적 계획경제 복원 조치 등 부작용이 주민들의 극심한 생활고로 직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일·김정은 우상화 문건들이 잘린 채 오물 속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 교시'라고 적힌 문건 표지가 반으로 잘려 있었고, 김정일 또는 김정은의 활동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라고 명시된 문건 표지도 식별됐다.
북한은 형법 등으로 '수령교시 문건 훼손' 행위를 최대 사형까지 가능한 중죄로 규정하고 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 같은 문건을 손상할 정도로 부주의했다는 건 오물풍선용 쓰레기를 조달할 시간이 그만큼 촉박했단 것으로 해석된다.
오물살포에 동원된 일반 주민들의 의도적 행위란 분석도 있다. 당국자는 "긴급한 행정력 동원에 따른 결과 북한 주민들의 오물살포에 대한 반감 및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풍선에 적재됐던 토양에선 회충, 편충, 분선충 등 기생충이 다수 검출됐다. 토양에선 사람 유전자가 발견됐다. 토양에 화학비료 대신 인분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비료공장 노후화와 원료 부족 등으로 인한 북한의 화학비료 수급 문제는 식량 부족의 요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통일부는 "다만 이번에 살포된 토양은 소량으로서 살포 오물로 인한 토지 오염, 감염병 우려 등 위해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5월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담배꽁초 등을 담은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보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1일 대북전단 재살포에 담화를 내고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렸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맞대응을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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