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산업 급성장에 반도체 전망 '맑음'… 올해 수출 역대 최대 달성하나

이진경 2024. 6. 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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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보다 9.1% 증가해 69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현된다면 역대 최대 실적이다.

2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6900억달러, 수입은 1.0% 증가한 6490억달러, 무역수지는 41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무협은 지난해 말 올해 수출 증가율을 7.5%로 제시했으나 이번에 1.6%포인트 상향했다. 이를 달성하면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이며,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다.

무협 보고서는 올해 수출 증가의 가장 큰 동력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기기와 자동차, 선박 등 주력 품목들의 선전을 꼽았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산업 급성장과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의 IT 제품 수요 증가 영향으로 올해 수출이 31.8% 늘어날 것으로 봤다. 컴퓨터(53.0%)와 디스플레이(10.3%), 무선통신기기(8.0%) 등도 수출 증가가 전망된다.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우려에도 하이브리드차량(HEV)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3.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박도 하반기 유럽·아시아로의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가 예상돼 우호적인 수출 여건이 기대된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날 ‘2024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통해 반도체와 자동차·조선·이차전지 등의 수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도체 산업은 조사대상 11개 업종 중 유일하게 ‘맑음’으로 전망됐다. AI PC,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 IT기기 수요 증가 기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세 지속이 긍정적 요인이다.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29.8%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조선‧이차전지‧바이오‧기계‧디스플레이‧섬유패션 업종은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자동차업종은 하반기 금리 인하로 인한 유럽시장 수요의 정상화와 북미 시장에서의 탄탄한 성장세, 친환경 신차 수출 등이 호재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배터리 산업은 하반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와 미국의 대중 전기차·배터리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기대된다.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우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일부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지난 5월 하원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우수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지닌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미국의 새로운 파트너사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철강·석유화학·건설은 하반기 ‘흐림’이 전망됐다.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와 건술 민간수주 난항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반기 미국의 대중 철강 고관세 부과 시행,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어 더 많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국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은 민간부문의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20.7%로 많이 감소했고, 고금리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으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환율 불안과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관세장벽 강화, 해상운임 상승 등은 하반기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며 “수출 회복 기조를 이어가도록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자국 산업 우선주의 확대와 중국의 공급역량 강화 및 밀어내기 수출 등으로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의 생산성 증대와 고부가가치 전략 노력과 더불어 민간 역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 해소, 세제지원 등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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