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하반기 반도체 '맑음'…철강·석화는 부진 우려"

지난 5월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 사진 = 뉴시스 /사진=전진환

올해 하반기 반도체 산업 경기는 긍정적이지만,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분야는 업황 부진에 시달릴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의는 24일 11대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와 함께 실시한 '2024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IT(정보기술) 전방 수요 증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하반기 전망이 '맑음'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종의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성장한 652억달러(한화 약 90조 6000억원),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29.8% 성장한 1280억달러(약 177조 8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협회 전략기획실장은 "작년 축소됐던 반도체 생산량이 AI(인공지능) 제품 출시 등으로 크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와 조선, 이차전지, 바이오, 기계, 디스플레이, 섬유패션산업 등 주요 산업은 수출 상승세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이 중 자동차 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40만대로 전망됐지만, 내수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같은 기간 0.9% 감소한 84만대로 예측된다.

조선업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에너지 전환 추세에 따른 추가발주 기대감이 호재 요인이다. 하반기 선박 수출액은 129.5억달러(약 1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차전지는 상반기 배터리기업의 생산축소로 난항을 겪었지만, 하반기부터는 신차출시 및 미국의 대중 전기차·배터리 관세부과에 따른 반사이익 등으로 출하량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종과 석유화학업종, 건설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철강은 건설경기 회복 지연과 조선·자동차 산업의 중국 제품 수입 지속으로 업황 부진이 전망되며, 석유화학업종 역시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극적인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고, 주요국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하반기 주요산업 전반의 수출회복 흐름이 예상되지만, 자국산업 우선주의 확대와 중국의 공급역량 강화 및 등으로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민간의 생산성 증대와 민간 역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